금리인하 ‘신중론’에 달러 가치 한 달 새 최고 수준 상승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1.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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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매파 인사 “금리 인하 서두를 필요 없어”
지정학적 리스크·중국 경제 약세 등도 반영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해 미국 달러화 가치의 변화를 반영하는 달러 지수는 이날 0.73% 오른 103.38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매파 인사가 3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미국 달러화 가치가 미국 시장에서 큰 폭 상승해 한 달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올랐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해 미국 달러화 가치의 변화를 반영하는 달러 지수는 이날 0.73% 오른 103.38을 기록했다. 상승 폭은 지난 2일 이후 최대치로 이날 한때 지난달 13일 이후 최고치인 103.42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이날 0.8% 상승해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 역시 지난달 13일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상승을 두고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악화시킨 것이 일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홍해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중국 경제가 지속해 약세를 보이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일시적인 대피처로 달러에 관심이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월러 이사는 미국 인플레이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낮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이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배녹번 글로벌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월러 이사가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일 이유가 없으며, 인하는 체계적이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월러 이사의 발언을 두고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다소 늦추거나 시작부터 분기당 1차례 인하를 선호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높여놓았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파레쉬 우파드하야 이사는 블룸버그에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에 여전히 너무 낙관적"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험 회피 현상이 나타나면 안전한 피난처로 달러화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가치의 상승에 반해 유로화는 이날 0.72% 하락한 유로당 1.0869달러를 기록했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겔 총재도 지난 15일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바 있고, 일부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도 이날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불확실성을 유지했다. 달러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1.04% 올라 최근 6주 사이 최고 수준인 달러당 147.26엔에 거래됐다.

달러화 가치 상승과 함께 미국 국채금리도 올랐다. CNBC 방송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2bp(1bp=0.01%포인트) 상승한 4.066%를 기록했다. 2년 만기 수익률도 약 10bp 상승한 4.228%에 거래됐다. 반면 금 현물은 이날 오후 온스당 2027.26달러로 1.3%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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