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충분히 확보” 해명에도 고개든 롯데건설 우발채무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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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PF 우발채무, 자기자본의 2배…감축 필요”
롯데건설 “충분한 유동성 확보…관리에 문제 없어”
롯데건설 본사 모습 ⓒ연합뉴스
롯데건설 본사 모습 ⓒ연합뉴스

유동성 우려에 대해 해명에 나선 롯데건설을 놓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가 과도하다는 신용평가사의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17일 ‘이슈 건설사 PF 우발채무 점검’ 보고서를 내고 건설사 5개사(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 HL디앤아이한라)의 PF 우발채무 규모와 대응력에 대해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5조4000억원이다. 나신평은 지난해 9월 기준 자기자본 2조7000억원과 비교해서 PF 우발채무 규모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발채무는 향후 일정한 조건이 발생했을 때 부채가 될 수 있는 채무를 말한다.

PF 우발채무 규모는 2022년 말과 비교했을 때 1조4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분양률 저조 사업장의 PF 우발채무 규모가 3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은 “올해도 정상적인 사업 진행에 따른 착공 및 본 PF 전환 등을 통해 우발채무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건설업에 대한 우려가 재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에 약 4조원의 PF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 중 메리츠금융그룹 펀드의 차환 여부 및 만기 등 조건 등이 PF 우발채무 차환 위험 경감에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에도 그룹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부채비율 125.2%, 순차입금의존도 27.3%(금융 계열사 제외)로 재무안정성이 양호하고 13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대응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앞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롯데건설의 유동성 부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 5일 롯데건설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PF 우발채무 관리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롯데건설은 “현재까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PF 우발채무를 줄였고, 전년 말 대비 차입금 1조1000억원 및 부채비율 30% 이상을 감소시켰다”며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1조8000억원으로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은 1월 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한다”며 “8000억원은 1분기 내 본 PF 전환 등으로 PF 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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