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아껴달라” 살인 한파 덮친 美, 사망자 속출하고 도시 마비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1.18 11: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 덮힌 도로에 사고 속출…나무·전신주 쓰러져 대규모 정전
14일(현지 시각) 뉴욕주에서 한 노동자가 제설작업을 돕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각) 뉴욕주에서 한 노동자가 제설작업을 돕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전역에 역대급 강추위가 덮치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미 CNN 방송은 지난 12일부터 닷새간 테네시주와 미시시피주, 아칸소주, 캔자스주, 오리건주, 뉴욕주 등에서 겨울폭풍 관련 사망자 보고가 이어져 전체 사망자가 최소 33명이라고 보도했다.

테네시주에서는 지난 15일 눈으로 뒤덮인 녹스빌의 한 도로 위를 지나던 트럭 운전자가 통제력을 잃으면서 교통사고를 내 모두 7명이 사망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눈 덮인 고속도로에서 미니밴 차량이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해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리건주에서는 5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고, 나무가 쓰러져 각각 집과 차를 덮치는 사고로 2명이 숨졌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서는 평년에 볼 수 없는 북극 한파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학교와 공공시설 상당수가 문을 닫았고, 버스 운행 또한 축소됐다. 당국은 이 지역 곳곳에 한파 대피소를 만들고 난방시설을 가동했다.

오리건주 교통 당국은 도로에 쌓인 눈이 얼음으로 변해 사고 위험이 높아지자 동서를 가로지르는 84번 고속도로 76km 구간을 폐쇄했다. 이 지역은 평소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나무들이 크고 울창한데, 이례적으로 ‘눈보라 경보’가 발령하는 등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곳곳에서 나무가 쓰러졌다.

전신주 또한 파손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까지 발생했다.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오리건주에서 이날까지 닷새 동안 6만여 가구(상업시설 포함)에 전기가 끊겼다. 워싱턴주에서도 약 1만 가구가 정전됐다.

미 기상청(NWS)은 이날 로키산맥·중부 대평원·중서부 지역 대부분의 체감기온이 영하 34도 이하라고 밝혔다. 시카고는 영하 15도, 디트로이트는 영하 14.4도를 기록해 모두 알래스카의 주노(영하 7.8도)보다 훨씬 더 추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의 밥 오라벡 예보관은 이날 오전 영하의 추운 공기가 플로리다 북부까지 남하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남부 7개 주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테네시밸리당국(TVA)은 이날 아침 평균 기온이 영하 15.5도까지 내려가면서 전력 수요가 최고치에 달했다며 주민들에게 전기를 아껴 써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뉴욕주 버펄로에는 지난밤에 적설량 45.7cm에 달하는 폭설이 내렸으며, 이날 오후까지 시간당 최대 10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