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지금 민심대로면 신당 100석도 가능…이낙연, 출마 거부 말아야”
  • 변문우·이원석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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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준위원장
“시간이 없다…이낙연 신당과 창당 준비는 따로, 내용적으론 같이”
“기득권 정치 이번에 안 무너지면, 대오 유지해 대선 때 무너뜨려야”

대한민국은 비상 상황이다. 극심한 저출산 문제에 인구는 소멸 위기에 처했고, 경제·기후 위기까지 엄습하고 있다. 하지만 양당은 ‘문제 해결’ 논의도 없이 서로 싸우며 ‘적대적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환멸을 느낀 김종민 의원은 자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에 ‘뼈를 깎는 쇄신’을 촉구하며 변화를 고대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 의원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다. 결국 김 의원은 ‘미래’를 찾기 위해 14년간 몸담은 민주당을 떠났다. 그리고 조응천·이원욱 의원과 제3지대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택했다.

신당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위기 극복 과제는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①민주적 정당 만들기 ②민생을 바꾸는 정치 ③위기 극복, 세 가지를 정책과제로 정하면 누구든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정당으로 총선에서 3파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게 어렵다면 비례는 따로, 지역구는 같이 선거연대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낙연·이준석 신당과의 연대 계획에 대해선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 서로 합쳐도 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불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에겐 “민심이 이번 총선에 출마해 기득권과 싸우라고 촉구한다면 출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심은 신당연합의 100석을 가리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당 정치인들이 그러한 민심을 결집시킬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미래대연합 김종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미래대연합 김종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번에도 어려운 결정을 했다. 어떻게 탈당을 결정하게 됐나.

“지금 양당은 서로 적대적 공생 관계에 있다. 이 관계에선 양당 중 한 쪽이 과반이나 집권도 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에겐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다. 또 상대를 적대시하는 것만으로 극단적 양극화나 기후위기 등 국가적 위기도 돌파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거대양당 탈출을 결심했다. 제가 탈당을 결심했을 때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너 그거 잘못했다’ ‘옳지 않다’고 얘기한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김 의원이 가는 길이 옳아’ ‘같이 못가서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는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고 자신하던데.

“이재명 대표는 형식적인 노력만 하고 본인이 고집해왔던 것을 내려놓지 않았다. 특히 ‘원칙과 상식’ 의원들하고는 전화 한 통 안했다. 또 본인이 당 지도부 운영이나 공천에서든 한 번도 통합적 운영 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 친명(親이재명)계 측근들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공직자 심사평가도 혁신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이재명 체제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혁신’하자고 했는데, 결국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노력했다’고 포장하는 것은 잘못됐다.”

‘이재명 사당화’를 비롯한 일련의 민주당 논란들은 어떻게 보는지.

“저는 이미 사당화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여론으로부터 심하게 공격받아서 총선 결과까지 흔들리는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이 대표가 물러설 것이다. 결국 친명계 위주 공천으로 진행되는 것이 자명하다. 이 대표는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非이재명)계 지역구로 간다고 했을 때, 한 번도 말리지 않고 ‘자객 공천’ 흐름을 만들어왔다. 나랑 가까운 사람이 가서 비명계 인사들과 싸우고 쫓아낼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미래대연합이 모든 세력을 위한 ‘대표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기득권 양당의 적대적 공생을 타파해야한다. 그러려면 국민들에게 여러 답안지와 선택지를 드려야 한다. 특히 연합세력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진영의 당이 나뉘어서 될 수도 있지만, 가능한 ‘하나의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주체성으로 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심을 연합시키고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유도하는 것이 미래대연합의 중요한 과제다.”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정의당까지 ‘연합체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 정당의 가치관은 한 방향으로 뚜렷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당은 핵심 문제에 대한 생각만 같으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부분은 다른 방법으로 노력하면 된다. 이준석 전 대표 등과도 여러 ‘공통분모’ 목표를 가지고 있다. 결국 보수와 진보 문제는 내려놓고 ①민주적 정당을 만들기 ②세상과 국민 삶을 바꾸는 정치 ③위기 극복, 세 가지 정책과제를 실현하는데 힘을 쏟는다면 같이 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유권자들의 스펙트럼도 진보부터 보수까지 다양하다.

“대한민국이 위기인 상황에서 ‘보수냐 진보냐’가 무엇이 중요한가. 우리가 모든 유권자들의 표를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합치라’는 유권자는 30~40% 정도 된다. 이들은 전체주의적 팬덤정치를 멈추고 생산적인 정치를 하길 바라는 분들이다.”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도 신당에서 함께 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쭉 대화해왔다. 핵심 공통점은 진영대결을 타파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어느 당이든 극한, 무한 투쟁을 하면 나라는 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 정도 공통된 생각이면 정책적 이견이 있어도 같이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미래대연합 김종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미래대연합 김종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처음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창당준비도 같이 한다고 했었는데.

“창당을 더 일찍 결심했으면 전자가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 말에 민주당에 통합비상대책위원회를 제안하고 기다리느라 창당이 많이 늦어졌다. 총선까지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 결국 실무적 창당준비는 따로 하되, 내용적으로 같이 논의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가게 됐다.”

개혁신당과의 통합 시점과 관련해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설 연휴 전후 등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공감대가 형성되면 언제든 통합을 할 수 있다. 서로 양당 지지층 합쳐도 되겠다는 공감대와 지지자들의 민심 여론이 형성되면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다. 결국 ‘저 사람은 합쳐도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것을 보여줘야 창당이 성공할 것이라 본다.”

‘느슨한 연대’ 촉구도 나온다. 특히 ‘비례는 따로, 지역구는 같이’ 주장도 있는데.

“하나의 정당으로 합쳐 거대양당과의 3파전을 만드는 것이 1안이다. 만약 1안이 안 된다면, 비례는 따로 선의의 경쟁을 하되 지역구는 연합 공천을 하는 ‘선거연대’도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쪽에 다 열려있다. 어떤 선택 할지는 민심의 향방에 달려있다. 민심이 ‘한 당으로 합쳐서 양당의 적대적 공생을 뒤집어라’ 이러면 같이 하게 되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도 선거용 ‘떴다방 정당’은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왜 합치는지’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다. 무엇을 할 건지 목표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 공감을 2~3주 내지는 한 달 사이에 만들어야 한다.”

총선 이후 각 진영으로 다시 흩어질 가능성도 있는지.

“총선 직후 다시 가르는 건 옳지 않다. 우리가 총선에서 200석을 얻어서 양당정치가 붕괴된다면, 적대적 기득권 정치 무너졌으니 ‘이제부터 서로 나눠서 해보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기득권 정치가 무너지지 않으면 다음 대선 때까지 이어가서 기득권 정치를 무너뜨려야 한다.”

선거법에서 연동형이 신당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상에서 유불리를 따지는 것이 제일 어리석다. 유불리는 국민들이 결정한다. 오히려 연동형이 돼서 100석 넘게 얻는다면 그 당은 앞으로 연동형이 불리한 제도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병립형으로 가면 소수당들이 오히려 빅 텐트로 뭉쳐서 양당을 뒤집을 수도 있다.”

미래대연합 김종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미래대연합 김종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준석 전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총선에 출마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불출마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민심이 ‘이낙연 전 대표도 광주나 서울 종로로 나가서 기득권과 싸워라’ 말한다면 이 전 대표도 거부해선 안 된다고 본다. 신당이 만들어지면 민심에 따를 준비를 해야지, 각자 개인이 할지 안 할지를 정해선 안 된다. 우리를 지지하는 민심에 부응하려면 마음을 비우고 생각해야 한다.”

민심이 분다면 신당 연합이 총선에서 몇 석까지 얻을 수 있다고 보는지.

“만약 지역구가 양당 중심으로 가고, 최종 3파전으로 가면 100석씩 얻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민심이 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다만 그 민심을 신당 정치인들이 결집시키지 못한다면, 민심은 우리에게 오지 않을 것이다. ‘구관이 명관이다’ 이런다면 30~50석이 되거나 교섭단체 자체가 안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준비돼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본다.”

신당 내부 인사들의 총선 출마 지역구는 논의되고 있는지.

“정한 건 없지만, 가능하면 자기 현재 지역구에서 유권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게 1안이다. 근데 만약 한강벨트나 광주, 대구로 전략적으로 가야한다고 민심이 말한다면, 그 방향에 따라 조정할 수는 있다.”

민주당 현역 의원 중에 이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고 보나.

“지켜봐야할 것 같다. 민주당의 공천 상황을 봐서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다. 혹여 온다면, 누가 봐도 패권으로 물러난 희생자냐 아니면 문제가 있어서 탈락한 자들이냐를 구분해 팩트에 따라 우리도 판단하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본다.”

한동훈 위원장이 공언한 정치개혁안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래로 가려면 정치를 바꿔야 한다. 근데 한동훈 위원장이 얘기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현재 정치의 문제는 한 사람의 독점, 제왕적 대통령제, 당대표제인 것이다. 권력 독점이 민주주의 정치를 정면 배신하고 있다. 그것 때문에 대한민국 정치가 망해가고 있다. 결국 제왕적 대통령 독점을 내려놓는 것이 정치개혁이다. 한동훈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한테 ‘제왕적 대통령제를 그만 하십시오’ 이러면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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