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상속자, 록펠러家 등 슈퍼리치 250명 “부유세 부과해 달라”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4.01.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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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서 “우리들의 막대한 부에 세금 부과해라”
억만장자 향해선 “부를 통한 권력으로 민주주의·세계경제 훼손”
1000만 달러 이상 자산가 58%, 부유세 도입 지지
17일(현지 시각) 250명이 넘는 초고액 자산가(슈퍼 리치)들이 자신들처럼 매우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AP=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각) 250명이 넘는 초고액 자산가(슈퍼 리치)들이 자신들처럼 매우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AP=연합뉴스

250여 명의 초고액 자산가(슈퍼리치)들이 자신들처럼 매우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CNBC 방송·가디언 등의 외신은 17일(현지 시각) 이들 자산가가 연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이러한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자랑스러운 지불'(Proud to Pay)이라는 제목의 해당 서한에는 디즈니 상속자인 애비게일 디즈니와 록펠러 가문의 발레리 록펠러, 할리우드 유명 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사이먼 페그, 배우 브라이언 콕스 등 총 17개국의 자산가들이 서명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자신들을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며 불평등이 전환점(tipping point)에 이르렀고 경제 및 사회적, 생태적 안정에 대한 리스크가 날로 심각해지는 만큼 지금 행동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우리가 3년 동안 요청해 온 간단한 질문, 즉 '막대한 부에 언제 세금을 부과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이 없어 놀랐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초에도 슈퍼리치 205명이 유사한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우리의 생활 수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도, 우리 자녀들을 부족하게 만들지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도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우리는) 극단적이고 비생산적인 개인의 부를 우리 공동의 민주주의적 미래를 위한 투자로 돌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CNBC에 따르면, 배우 콕스는 "억만장자들은 막대한 부를 휘두르며 정치적 권력과 영향력을 키우고 있고, 동시에 민주주의와 세계 경제를 훼손하고 있다"며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비게일 디즈니도 성명에서 "오늘날 대중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하는 포퓰리즘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이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에게 "용기를 발휘해 자신들의 막대한 부에 세금을 부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지난 15일 다보스포럼 개막에 맞춰 '불평등 주식회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팬데믹 시작 후 약 3년간 세계 5대 부자의 자산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10년 안에 사상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탄생하겠지만 빈곤은 향후 229년간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개서한과 함께 공개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 다수가 자기 재산에 대한 증세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4%가 생활비용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세금 인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58%는 1000만 달러(한화 약 134억원) 이상의 재산 보유자에 대한 2%의 부유세 도입을 지지했으며, 응답자 54%는 과도한 부의 집중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미국의 진보적 부호 단체 '애국적 백만장자들'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이 진행했다. 주택을 제외하고 100만 달러(약 13억4000만원) 이상의 투자 자산을 보유한 주요 20개국(G20)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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