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테마주?…금감원 “허위 신규사업 추진 가장한 불공정거래 활개”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1.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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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불공정행위 7건 적발…13건 추가 조사 중
“M&A 세력의 경영권 인수와 연관성 집중 조사”
금융감독원은 작년 신규사업을 가장한 불공정거래를 집중 점검한 결과 7건을 검찰에 알리거나 넘겼으며, 13건을 조사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연합뉴스

주식시장에서 인기있는 테마 사업에 신규 진출한다고 허위 공시해 주가를 띄운 상장사들이 금융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 상당수가 주가 조작꾼 및 기업 사냥꾼과 얽혀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신규사업을 가장한 불공정거래를 집중 점검한 결과 7건을 검찰에 알리거나 넘겼으며, 13건을 조사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코스피보다 코스닥 상장사가 불공정거래에 주로 연루됐으며, 대부분 상장폐지나 거래 정지로 이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상장사 대주주·경영진은 실제로는 신규 사업을 추진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인기 테마 사업을 시작한다는 식으로 투자자를 속인 뒤 주가가 오르면 보유 주식을 고가에 매도하는 형태의 불공정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기간에는 마스크나 진단키트, 치료제 관련 사업 등이, 2022년 이후부터는 2차전지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대표적인 인기 테마 사업으로 부각됐다. 

금감원은 "주주나 기업 가치보다 사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주가 조작꾼들의 전형적인 주가 부양 수법 중 하나이자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저해하는 중대 위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신규사업 관련 전문가나 유명 인사를 사외이사 등으로 영입하거나 연구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며 과장 홍보하는 사례들도 다수 적발됐다. 관련 사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처럼 발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실상은 사업체 이름만 그럴듯했을 뿐 실제 사업 추진 능력이 없는 페이퍼컴퍼니 수준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특히 이러한 신규사업 가장 불공정거래가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의 경영권 인수와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조치를 마친 7건 중 3건(42.9%)은 무자본 M&A 세력의 경영권 인수 과정 및 인수 직후에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생했다. 조사 중인 13건 중 7건(53.8%)도 불공정거래 행위 직전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나, 무자본 M&A 세력의 연루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횡령·배임 혐의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백억 원대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뒤 돈을 가로챈 사례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사업 테마별로 중점 조사국을 지정해 집중 조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또 "해외 금융당국 및 국내 유관기관과 협조를 통해 신규 사업 실체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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