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최대 빅매치 인천 계양을의 ‘이재명 vs 원희룡’ 결투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9 14:05
  • 호수 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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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옥까지 따라간다, 돌덩이 치우겠다” vs 이재명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 나가지, 어디 가나”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법을 개정하지 않고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정면 대결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돌출 변수가 없다면 이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은 여권 핵심 관계자에게 “지옥까지라도 따라가 이재명을 잡겠다”고 전의를 밝혔다. 두 사람의 맞대결이 성사되면 인천 계양을은 총선의 최대 빅매치로 부상해 ‘미니 대선’ 성격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월16일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인천시 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 전 장관은 1월16일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길을 가로막고 있다.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했다. 이 대표를 ‘돌덩이’에 비유한 것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국민의힘에는 이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이라면 어디든 가서 승부하고 싶어 하는 후보가 많다”며 원 전 장관을 지원사격했다.

이 대표는 올 초까지만 해도 총선 지휘를 명분으로 비례대표 출마를 적극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때까지만 해도 선거법을 개정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간다는 전제가 있었다. 그러던 중 사정 변경이 생겼다.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등이 병립형 회귀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에 이은 더 이상의 분열을 허용하기 어려운 이 대표가 다시 현행 준연동형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위성정당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 대표가 계양을 지역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이 대표가 최근 당에 제출한 ‘총선 출마를 위한 의정활동 계획서’는 5000자 가까운 분량 중 1000자 정도가 “계양 테크노밸리를 판교 테크노밸리처럼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등 지역구 프로그램에 할애됐다. 1월17일 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인천 계양을에 그대로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 그대로 나가지 어디 가나”라고 반문했다. 원희룡 전 장관의 도전 선언에 대해 “나를 왜 따라오느냐. 이해가 안 된다”라고 답했다.  다만 친명을 자처하는 정봉주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진보진영의 강력한 대권주자다. 그의 목적은 국회의원을 또 한 번 하는 게 아니다. 원 전 장관이 허공에다 주먹을 휘두르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2022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부터 ‘이재명 잡는 원희룡’ ‘대장동 일타강사’ 이미지로 정치적 성장을 거듭했다. 이 대표를 잡으면 좋고, 못 잡아도 야권의 유력 후보와 맞짱 뜬 대권주자 상표권을 유지할 수 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유튜브 시사저널TV에서 두 사람의 맞대결이 이뤄질 경우 “미니 대선이 펼쳐지는 셈이다. ‘이재명 심판 프레임’이 작동될 수 있다. 원희룡으로서는 결과가 어떻든 남는 장사”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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