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떳떳” 발언 지탄한 판사…“피해 회복도 안됐는데”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4.01.2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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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청조, 공범 범행 증언하며 “혐의 다 인정…떳떳해지고 싶다”
法, 전씨에 “그런 말 한다고 마음의 상처 아물 수 있느냐” 지탄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 씨가 지난 1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27)씨가 지난 2023년 11월1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일명 ‘재벌가 혼외자’를 사칭하며 거액의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27)씨가 법정에서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들은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마음의 상처가 보전되지 않았다”고 이례적으로 꾸짖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씨는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세 번째 공판에서 공범으로 기소된 일명 ‘경호실장’ 이아무개(26)씨의 범행을 증언한 경위에 대해 “제가 저지른 범행이 있으니 벌을 받고 나중에 떳떳하고 올발라지고 싶다”면서 “이씨도 떳떳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이씨의 혐의와 관련해 “제가 시켜서 했던 것이지, 이씨가 이렇게 사기를 치자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저도 굉장히 힘들다. 많은 언론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게 적용된 혐의를) 단 한 건도 부인하면서 올라온 적 없다. 다 인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씨는 “이씨에게 올바른 걸 시키지 못해서 미안하고, 여기에 같이 휘말리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다”면서도 “하지만 거짓말을 (이씨도) 같이 했고, 파라다이스 (혼외자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전씨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꾸짖었다. 재판부는 전씨를 향해 “여기 법정에는 피해자들도 올 수 있고 (전씨의 발언을) 들을 수도 있다”면서 “(피해자들의) 피해도 회복되지 않았고 마음에 받은 상처가 보전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피해가 보전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는건가”라고 지탄했다.

이어 “‘떳떳하다’, ‘올바르다’ 는 단어 사용법에 대해 잘 한 번도 생각해보라”면서 피해자에게 두 번 상처를 줘선 안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전씨 또한 이같은 지적에 “감사하다”고 수긍했다.

한편 전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 부업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만난 피해자 27명에게 본인을 일명 ‘재벌 3세’로 소개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30억원 이상의 돈을 뜯어낸 혐의다.

전씨의 경호실상 노릇을 했던 이씨의 경우 전씨의 실체를 알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등 범행을 돕거나 사기 피해액 약 2억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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