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한층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 내부에서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저명 정치분석가 팡닝 쓰촨대 석좌교수는 최근 인민대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올해 중국은 중국의 문 앞에서 문제를 일으키려는 러시아의 잠재적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던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돼가는 때에 러시아가 전장 너머의 물을 흙탕물로 만들고 더 많은 화약고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가 이를 통해 서방의 주의를 분산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줄이려 한다”며 “러시아가 올해 동북아에서 그러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징후가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매우 가까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는 우리가 고도로 경계하고 신중히 대응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CMP는 이러한 팡 교수의 경고가 북한과 러시아가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베이징 싱크탱크 타이허연구소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내고 “올해 러시아와 북한 간 더 가시적인 협력이 중국에 이중 압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구소는 “한편으로 북한과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에 맞설 역량을 키우고자 우리(중국)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 할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로 미국과 서방은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와 동맹을 맺는다는 냉전 분위기를 과장하고 조장하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크렘린궁은 지난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한반도 정세를 놓고 논의했으며 ‘민감한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이어 19일에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날짜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 참석한 데 따른 답방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관계를 더욱 밀착해가면서 무기 거래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포탄과 미사일을 북한에서 제공받고, 북한에 인공위성과 우주 관련 첨단 기술을 알려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또 예멘·헤즈볼라·이란과 이스라엘·서방 동맹 사이의 분쟁이 올해 중국 외교의 중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팡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과 미국의 무역 전쟁이 올해 중국에 도전이 될 것”이라며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심각한 부정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대중 정책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본질적으로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팡 교수는 “중국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것은 끊임없는 무역 마찰 아래 전체적인 중·미 관계를 지키고 경제와 무역 교류를 가능한 한 유지하며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에 의한 압력과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 중·미 관계만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중국에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