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재명’ 경쟁 구도는 ‘스탈린-히틀러’ 대결 같아”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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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출마자들]‘대장동 게이트 최초 제보’ 남평오 전 총리실 민정실장
“지금 국회는 ‘정치 전쟁’만 하며 위기 심화…민주당도 정당 수명 다해”
“2년 넘게 ‘이재명 반성’ 기다렸지만 침묵…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오는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집니다.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나와 가족, 우리 동네와 대한민국의 운명이 좌우됩니다. 시사저널은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습니다. 출사표를 던진 각 지역구의 후보들을 만나 출마 포부와 핵심 공약, 정치 현안에 대한 솔직한 소신을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대장동 게이트’를 처음 제보한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 지난해 12월27일, 친이낙연계 인사인 남평오 전 국무충리실 민정실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작심 발언했다. 이후 그는 26년간 몸담아온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이낙연 전 대표가 있는 ‘새로운 미래’에서 서울 강서갑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5일 이낙연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만난 그는 “지금 국회의원들은 ‘정치 전쟁’이나 하면서 기후·평등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철학을 모토로 ‘미래’를 건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 전 실장은 현 정치 판세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강대강 경쟁 구도로 보며 “스탈린과 히틀러의 대결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선 “개딸(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과 친명(親이재명) 세력이 사당(私黨)화시켜 정당의 수명이 다했다”고 직격했다. 이재명 대표에게도 “대장동 의혹 제보 후 2년5개월 동안 반성과 성찰을 기다렸으나,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본인은 침묵 중”이라며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낙연-이준석 신당 연대에 대해선 “쉽진 않지만 국민들이 힘을 합치라고 명을 내렸다”며 “정책적으로 우선 합의하며 거리를 좁힐 것”이라고 자신했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연대와 공생' 사무실에서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석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연대와 공생' 사무실에서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단도직입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왜 정치인 남평오가 필요한가’라고 묻는다면.

“전 세계를 덮친 심각한 ‘기후’, ‘평등’, ‘민주주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준비된 정치가가 필요하다. 세 위기는 동시에 연결돼 문명 파멸까지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 선진국인 미국·영국 등 대부분의 국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만 하고, 대담한 조치는 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은 ‘정치 전쟁’을 하면서 오히려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정치 전쟁을 끝내고 위기를 해결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정치인 남평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공직경험부터 주민자치 운동, 자영업까지 파란만장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청년시절부터 일관되게 ESG 경영을 철학으로 실천해왔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하면서 국민연금에 ESG펀드(당시 SRI)를 제안해 운용하게 만들었고, 이후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도 만들었다. 특히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으로 일하면서 도시의 생태적 순환을 위해 ‘공원일몰제’를 막아내는데 앞장섰다.”

총선 승리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다면 가장 이루고 싶은 과제는.

“경쟁과 황금만능주의로 피곤해진 국민의 삶을 희망이 넘치도록 바꾸고 싶다. 그 일환으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시장규칙을 바꾸겠다. 또 검찰과 판사를 포함한 공직자들의 기득권을 폐지하는 ‘전관예우 금지법’도 만들고 싶다. 돈이 없어 피해를 보는 국민들에게 깨끗한 공동체를 만들어주는 취지에서다. 그리고 ‘청춘플랫폼’ 제도도 만들고 싶다. 청년들에게 교육, 연구, 창업, 육아 등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 가능하도록 특권을 주는 것이다.”

내년 총선 지역구로 서울 강서갑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서울 강서갑은 대한민국의 ‘양극화’ 모순이 가장 집약된 지역이다. 화곡동 일대는 고도제한에 묶여 개발도 안 이뤄지고 있고, 빌라 전세사기도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장애인 인구도 상대적으로 많다. 때문에 ‘기존의 정치로는 돌파하지 못할 것’이라는 저의 판단에 강서 주민들도 동의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생의 다양한 경력과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후보들과는 ‘남다르게’ 강서의 오래된 미래를 건설하려는 마음에서 지역구로 선택했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연대와 공생' 사무실에서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연대와 공생' 사무실에서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26년간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을 나온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지.

“민주당은 정당으로서 수명을 다했다. 개딸들과 친명 집단이 당을 사당화 시켰다. 정책적으로도 재원대책도 없이 포퓰리즘 정책만 내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도 타락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재직 시절 권한을 남용해 각종 범죄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재판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가짜뉴스를 유포하며 당을 타락시키고 있다. 결국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낙연 전 대표 등과 함께 ‘새로운 미래’라는 깃발을 올렸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2년이 지난 시점에서 해당 사실을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

“2년5개월 동안 이재명 대표의 반성과 성찰을 기다려왔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사람이 4명이나 죽었고 21명 정도가 기소됐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직접 책임지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대장동 의혹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는 적반하장식 변명을 늘어놓고,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에서 이 문제를 만들었다고 악마화 시켰다.

대선자금을 위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1조원에 가까운 돈을 벌게 해주고 법조인 카르텔에게 공동운명체를 만들도록 했다는 조사가 나와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을 총선 직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마침 대장동 의혹을 보도했던 기자가 저를 언급해 이번 기회에 밝히게 됐다.”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의혹 외에도 다른 사법리스크에도 연루된 상황이다.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과정은 알지 못하지만, 검찰이 침묵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도 정치권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찰도 일으켰는데.

“후진적 정치를 보는 것 같다. 우리가 정치에 무관심하면 우리보다 더 못한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다는 현실에 직면했다. 대통령실이 법과 정치 위에 군림하는 것은 6공화국에서 처음 있는 사례다.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김 여사 리스크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김 여사를 관리할 시스템을 만들고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

정부 여당과 민주당의 대결 구도 속에서 민생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대결은 마치 ‘스탈린과 히틀러의 대결’ 같다. 두 강자가 국민을 볼모로 싸우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대야당이 나서 정치쟁점으로 삼는 것은 사법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검찰도 너무 오래 시간을 끌고 있다. 또 윤석열 정부가 국정혼란을 부채질하는 사이, 민생은 IMF나 코로나19 시절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강서 지역구의 자영업자나 시장 상인들도 “일을 할수록 가난해지는 워킹푸어가 되어가고 있다. 장사하기가 겁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제3지대가 기존 정당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정치 개혁을 위한 대안이 있나.

“기득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철옹성이 된다. 그래서 신당 세력 주도로 국회의원의 특권을 의정활동에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폐지해야 한다. 세금낭비를 줄이기 위해 급여를 줄이고, 가짜뉴스나 선동적 발언이 불체포특권 뒤에 숨도록 해서도 안 된다. 또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소모적으로 진영을 나눠 싸우는 것이다.”

이낙연-이준석 신당 연대 여부가 정치권 핵심 화두다. 일각에선 통합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두 세력의 뿌리가 다른 만큼, 연대나 합당이 쉽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새로운 미래와 개혁신당이 힘을 합쳐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라는 명령을 이미 내렸다. 그래서 진보와 보수라는 관점보단 위기해결 정책에 우선 합의하면서 거리를 좁히는 방법으로 공감대를 높여나가는 방식으로 마찰을 최소화하고 있다. 최운열(새로운미래)·정태근(미래대연합)·천하람(개혁신당) 세 명이 참여하는 통합협의체 ‘비전대화’가 그 역할을 잘 하리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국민들에게는 낯익은 정치와 결별하고 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데 참여해 달라고 전하고 싶다. 지금의 정치는 마치 ‘소돔과 고모라’ 같다. 국민들에게 쾌락과 재미를 선사할 테니 위기 따위는 잊으라는 것이다. 이런 달콤한 말은 마약이라고 생각한다. 위기를 위기라 말하며 탈출 대책을 이야기하는 정치가를 선택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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