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떠나니 ‘친문’과 新전선…임종석 “단합하고 확장해야”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1.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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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빨간 불…냉정한 눈으로 현실 직시해야”
친명, 잇따라 친문 지역구에 출사표 던져
공천 심사 앞두고 갈등 요소 하나둘 수면 위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공천 심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들의 탈당 이후 갈등 전선이 친명(친 이재명)계와 친문(친 문재인)계로 새롭게 재편되는 모양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에 빨간 불이 들어와 깜박거리고 있다”며 “민심 앞에 두려워하고 절제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출근길 행당역, 대목을 앞둔 마장 축산물 시장, 젊음의 성수동 거리 어디에도 친문, 친명은 없었다”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성동의 민주당원들에게도 친문, 친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냉정한 눈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라고 날마다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당이다”라며 “단합하고 확장하고 정성을 다하자”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친명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친문계 총선 불출마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읽힌다. 불출마 요구의 선봉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나서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을 나온다고 한다”며 “윤석열·한동훈 커플이 저지른 난동질을 제동 걸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책임감과 정치적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정치적 몸집을 키워준 데 대해 임종석·노영민 전 실장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적이다. 노 전 실장은 청주 상당선거구 출마를 선언했고, 임 전 비서실장은 서울 중구 성동구 갑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새 당 로고(PI) 선포식에서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이 새 로고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새 당 로고(PI) 선포식에서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이 새 로고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윤 총장 정치 뛰어들 때 누가 장관이었나” 일갈

이에 임 전 실장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난 25일 연합뉴스 TV 인터뷰에 나선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정치에 뛰어들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누가 장관으로 계셨고, 어떤 사건들이 벌어졌는지 시시콜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대응을 하면 못난 집안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 직접 언급하는 건 삼가할 생각”이라면서도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분열하지 않고 통합하고 외연을 확장하느냐가 관건이기에 서로 절제하고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친문계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 지역구인 경기 안산상록갑에 친명 원외 인사인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 지역구인 청주 흥덕에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도전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홍영표, 윤영찬 등 친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지역구에 친명계 인사들이 줄줄이 출마를 출마 중이다. 친문계로선 ‘자객 출마’라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문재인 정부를 꾸준히 저격했던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 문제라든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파란색을 의미하는 ‘이니블루’ 비중을 줄인 새로운 당 로고(PI) 등 친문계 입장에선 불쾌한 행보를 당 주류가 이어가면서 당내 갈등은 점점 고조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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