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축구선수 은퇴 내몬 만취 운전男, ‘징역 4년’ 불복 항소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4.01.3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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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맞항소…“음주운전 재범에 성범죄까지”
2023년 11월11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유연수 선수의 은퇴식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3년 11월11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유연수 선수의 은퇴식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 젊은 축구선수의 선수 생명을 앗아간 30대 운전자가 1심 선고형량이 너무 많다며 항소했다. 검찰도 맞항소 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검찰청은 앞서 만취운전 중 제주유나이티드FC 소속 주전 골키퍼 유연수 선수 등이 탄 차를 추돌해 하반신 마비 등 상해를 입힌 남성 A(35)씨가 1심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데 대해 불속 항소했다. 검찰은 1심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의 죄질에 대해 “당시 혈중알코오올 농도 0.117%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했으며, 전도유망한 축구선수가 하반신 마비 등의 영구적 상해를 입고 은퇴했다”면서 “과거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재범했다. 이밖에도 성범죄를 저질러 죄에 상응하는 무거운 형의 선고를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A씨 또한 1심의 선고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취지로 불복 항소했다. 이에 따라 사건은 쌍방 항소에 의한 2심 재판으로 가게 됐다.

A씨는 지난 2022년 10월18일 오전 5시40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하던 중 제주유나이티드FC 선수들이 탑승한 차의 측면을 들이받았다. 당시 차량엔 유 선수와 임준섭 선수, 김동준 선수, 윤준현 트레이너 등이 탑승해 있었다.

이 중 가장 큰 부상을 입은 건 유 선수였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전신 87%에 달하는 장애 및 회복기간을 장담할 수 없을 수준의 하반신 마비 등 중증 후유증이 남았다. 유 선수는 약 1년간 치열하게 재활 치료에 임했으나, 결국 작년 11월 은퇴했다.

A씨는 별개 성범죄 혐의도 받는다. 작년 1월15일쯤 제주 모처에서 술을 마시고 잠든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다.

이에 1심 재판을 맡은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오지애 판사)은 지난 25일 A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준강제추행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연수는 척추 손상 등으로 결국 프로축구를 은퇴하는 등 피해 결과가 중하다”면서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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