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법카” “테러로 정치장사” 한동훈, 이재명 향해 연일 맹폭 이유는?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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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아무 말이나 막 해” 이재명 신년 회견 비난
“국힘에선 공천 못 받아”…尹 대립 줄이고 대야 공세 강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연일 맹공을 펼치고 있다. 전날(31일)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을 반박하며 ‘법카(법인카드)’를 소환하거나 이 대표 피습과 관련해 “정치 장사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야 공세를 키워 시선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전날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이 대표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조목조목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 대표가 이날 회견에서 자신이 피습당한 일을 거론하며 “정치 테러는 특정집단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고 한 사실을 듣고 “(그런 말을 한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논리라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테러는 민주당 욕망 때문에 일어난 거냐”고 반문하며 “그런 식으로 테러 앞에서 정치장사를 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실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청산해야 할 과제는 운동권이 아니라 검사 독재”라며 자신의 ‘운동권 청산’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에 대해선 “그냥 아무 말이나 막 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대표) 본인도 586, 686 운동권을 청산하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 내 친명 세력과 일부 운동권 출신 친문 세력 간에 벌어지고 있는 신경전을 겨냥했다.

나아가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법인카드 의혹을 다시 소환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보지 못했는데, 거기서 그분(이 대표) 법카에 대해선 뭐라고 하던가요”라고 기자들에게 물으며 “첫째, 법카 본인이 쓴 게 맞나. 둘째, 만약 민주당에서 어떤 예비 후보자가 법카를 자기 샴푸 사고 초밥 사 먹고 또 와이프한테 주는 게 걸렸다고 하면 공천할 것이냐. 셋째, 이런 질문 안 받고 도망 다니는 게 부끄럽지 않냐”라고 맹폭했다.

한 위원장은 1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도 이 대표와 관련한 각종 의혹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저격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공금법카횡령, 만취음주운전, 혐오욕설,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 토착비리, 성남FC뇌물, 거짓말로 인한 선거법 위반 등등. 각각 비위를 저지르는 사람은 현실 세계에 드물긴 하지만 존재한다”며 “이 대표가 놀라운 건 이걸 한 사람이 다 했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대표 같은 분을 공천심사 했다면 절대로 공천 받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은 이걸 적격이라고 판정할 것이다. 누가 국민 눈높이에서 공천하는지 이것 하나로 자명하다”고도 덧붙였다.

연일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선 한 위원장을 두고 과거 법무부 장관 시절 야당과 거듭 ‘싸움’을 벌였던 모습이 떠오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 “한 위원장이 장관직에서 물러나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야당과 싸우는 이미지를 덜 보여주려는 모습이었는데, 총선을 앞두고 다시 대립각을 키우려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 비판만 일색이던 전날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고 한 위원장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위원장이 야당과 더욱 강하게 맞붙음으로써, 최근 윤 대통령과의 갈등 국면에 쏠린 관심과 시선을 이동하기 위함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 건으로 대통령과 충돌하다가 일부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비판과 질타를 받고, 김 여사 건은 해결도 못하지 않았나”라며 “그래서 그동안 하던 대로 이재명 대표와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론을 수습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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