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출신’ 오영환, 문경 화재 순직에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함”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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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대책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먼저 살펴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류 가공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중 고립된 소방대원 2명이 2월1일 새벽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류 가공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중 고립된 소방대원 2명이 2월1일 새벽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정부시갑)이 경북 문경시 육가공업체 화재 현장에서 두 소방대원이 순직한 것과 관련해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함에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페이퍼 대책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야한다”며 소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오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도 젊은 구조대원, 자랑스럽던 대한민국 소방관 故김수광, 故박수훈 두 분의 영웅이 지난 밤 화재현장에서 순직하고 말았다”며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함에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의 직업과 현장에 내재된 위험과 예측 불가능성이 아무리 크더라도,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책임 있는 자리에서 과연 할 수 있는 도리를 다해왔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저 뼈저린 죄책감뿐”이라고 토로했다.

오 의원은 “정부와 정치는 또다시 수많은 재발방지대책을 이야기할 것이다. 부디 말로 그치는 노력이 아니길 바란다”며 “소방관의 안전을 위한 개선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페이퍼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들을 먼저 살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소방현장 인력부족의 문제, 국가직 소방조직의 지휘권과 예산권이 지자체에 여전히 귀속되어 발생하는 문제들부터 개선하겠다는 의지와 실천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소방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관련 대책들의 실현을 위해 그리고 두 영웅이 꿈꾸던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세상 가장 어두운 곳 가장 위험한 곳에서 그 어떤 별보다 밝게 빛나던 열정, 뜨거운 사명감으로 국민을 지키던 그대들을 결코 잊지않겠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경북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는 지난달 31일 밤 화재가 발생한 육가공 제조업체 건물 내부에서 인명 수색을 하던 중 불이 급격하게 번지면서 미처 탈출하지 못한 채 고립됐다. 동료 대원들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건물 붕괴로 내부에 잔해와 구조물이 쌓여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이들은 이날 새벽 차례로 주검으로 발견됐고 화재 현장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오 의원은 최초의 소방관 출신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21대 국회의원 선거 인재영입 5호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정치의 꿈을 접고 자신의 전직(前職)인 소방관으로 돌아가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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