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선박 대 선박’ LNG 벙커링 길 텄다
  •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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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13~14일 부산항 북항서 벙커링 주도
LNG 1500톤 공급 성공…“항만 경쟁력 강화”
LNG 벙커링선 블루웨일호가 자동차운반선에 연료를 벙커링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LNG 벙커링선 블루웨일호가 자동차운반선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에 따라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항만 경쟁력을 이끌 ‘선박 대 선박(Ship to Ship·STS)’ 방식의 LNG 벙커링이 부산항 최초로 이뤄졌다. 해외 주요 항만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선박을 통한 LNG 공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공급 실적 부재와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실증사업의 성공으로 부산항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부문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리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해수부는 13일부터 이틀간 부산항 북항 감만부두에서 이번 벙커링을 주도했다. 대상은 감만부두 1번 선석에 접안한 해외 선사의 자동차운반선(Car Carrier)이다. LNG 벙커링 선박이 자동차운반선의 연료탱크에 호스를 연결해 목적지까지 가는데 필요한 LNG 1500톤을 공급했다. 

벙커링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트럭에서 선박으로 주유하는 TTS, 선박에 LNG탱크를 싣고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는 PTT, 터미널 등에 있는 파이프를 이용해 주유하는 PTS, 이번에 실증 성공한 STS가 있다. STS 방식은 대용량·신속 벙커링이 가능하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형선박으로는 대용량 벙커링이 쉽지 않은 탓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실증 성공은 부산항에서 최초로 확보한 LNG 벙커링 실적으로, 향후 부산항 벙커링 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항만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읽힌다. BPA는 이번 사례를 글로벌 선사들에 적극 알려 부산항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BPA에 따르면 국내 LNG 추진선박 발주·운항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항만 내 선박 대 선박 방식의 LNG 공급 실적은 저조하다. 2023년 10월 광양항(포스코 원료부두) 공급이 최초며, 이후 추가 공급 실적은 없다고 했다. 이에 해수부에서는 국내 유일의 LNG 벙커링 전용선 보유 사업자인 한국엘엔지벙커링(주)을 항만 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실증사업자로 지정했다.  

BPA는 실증사업 참여 선박에 대해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혜택을 주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가동해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등 이번 부산항 최초로 항만 내 선박 대 선박 방식의 LNG 공급(벙커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자체 마련한 ‘LNG 벙커링 및 하역 동시작업 안전사고 대응 매뉴얼(안)’의 1차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해 11월 ‘동남권 항만 친환경 선박연료 벙커링 상호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친환경 선박연료 벙커링 협의체에 참여해 부산항 LNG 벙커링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향후 컨테이너선을 대상으로 LNG공급과 하역 동시작업 실증 등 추가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BPA 주도로 LNG 공급 시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해 공유할 방침이다.
  
강준석 BPA 사장은 “부산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7위의 글로벌 물류 허브이나, 친환경 선박연료 벙커링 여건이 충분하지 못해 글로벌 선사의 친환경 선대 운용 지원에 다소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증 성공과 관련해서는 “부산항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부문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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