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찬스 없다? 與, ‘대통령실 출신’ 단수공천 전멸, ‘40년 지기’ 컷오프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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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택한 참모 출신들도 경선行…與 “용산 출신 예외 없어”
‘시스템 공천’ 승부수…‘양지 발표’ ‘전략 공천’ 뇌관은 그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1층 정현관에서 대통령실 합창단 '따뜻한 손'과 함께 설 인사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1층 정현관에서 대통령실 합창단 '따뜻한 손'과 함께 설 인사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4일 1차로 발표한 4·10 총선 서울 지역 ‘단수 공천’ 명단에 대통령실 출신이 단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 측근으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도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여권 일각에선 그간 우려됐던 ‘용산 낙하산 공천 논란’이 일부 불식된 것 아니냐는 자평이 나온다. 다만 ‘전략 공천’이 당내 갈등의 남은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는 지난 13일 면접 심사를 마친 서울의 49개 지역구 중 19곳을 단수 추천 지역으로 확정해 이날 발표했다. 나머지 30곳은 경선 또는 우선추천(전략공천), 재공모 지역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공관위가 이날 발표한 서울의 단수 추천 지역구에는 여당 텃밭인 서초갑(조은희 의원), 송파갑(박정훈 전 TV조선 앵커), 송파을(배현진 의원) 등 3곳이 포함됐다.

또 여당이 승부처로 꼽는 ‘한강 벨트’에서는 용산(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광진갑(김병민 전 최고위원), 광진을(오신환 전 의원), 동작갑(장진영 전 당협위원장), 동작을(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강동을(이재영 전 의원) 등 6곳의 공천도 확정됐다. 이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지역구 10곳도 단수 공천이 결정됐다.

특히 이날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대통령실 출신자들 중 한 명도 단수 추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승환(중랑을), 여명(동대문갑), 김성용(송파병), 권오현(중·성동갑) 등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들은 민주당이 현역 의원으로 있는 ‘험지’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단수 추천을 못 받았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출신들도 대거 단수공천 대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용산)만 올랐을 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중·성동을),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서울 영등포을), 박진 전 외교부 장관(강남을) 모두 경선 대상에 포함됐다.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석동현 전 검사장은 서울 송파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 기회도 얻지 못하고 컷오프 됐다.

이번 결과에 대해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시스템 공천’에 따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헌법 가치에 충실한 분들, 경쟁력 있는 분들이 (공천) 기준이지, 용산에서 왔는지 당에서 왔는지는 관계없다”며 “국민에게 공천이 최고의 선거운동으로 다가설 수 있게 공정한 시스템 공천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공천은 시스템 공천을 통해서 생각보다는 승률이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권에선 공관위가 향후 본격화될 공천 정국을 두고 계파 갈등도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정 공관위원장은 이번 결과에 관련해 “내부에서 전혀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일부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히려 이철규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공관위원 측에서 ‘용산·검찰 출신 우대 불가론’을 내세웠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공천 면접 이후 일정이 본격화되면 내홍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위원장에 힘을 싣는 친한계와 대통령실의 의중을 반영하려는 친윤계는 물론, 당내 비주류의 반발까지 더해져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영남 등 보수 텃밭의 공천 발표를 두고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히 ‘전략 공천’은 공천 파동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공관위의 고심도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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