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포기’ 선언한 전공의 단체 회장…“집단행동 절대 하지 말라”
  • 강윤서 기자 (kys.ss@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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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오는 20일 사직서 제출 계획
“병원 근무 3년, 인생 가장 불행한 시기…더 이상 감내 못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12일 열린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의결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12일 열린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의결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온 전공의 단체 회장이 사직서 제출 계획을 밝히며 동료 의사들에게 ‘집단행동 자제’를 당부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잃어버린 안녕과 행복을 되찾고자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다”며 “2월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로 근무하고 있다.

박 회장은 “병원에서 근무한 지난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라며 사직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간 생사의 경계에 놓인 환자를 살려 기쁨과 안도를 느낀 적도 많았다”면서도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 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인수인계 등에 차질이 없도록 2월20일부터 3월20일까지 30일간 병원에서 성실히 근무한 후 세브란스 병원을 떠나려고 한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그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2제9조에 의거한 전공의수련규칙표준안 제43조와 민법 660조를 준수하고 수련 계약서에 따라 사직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사직에 따라 대전협 회장직도 내려놓게 된다. 박 회장은 “전공의 신분이 종료되는 바, 이후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며 “3월20일까지만 회장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보궐 선거 및 운영 방식은 회칙에 의거하여 대의원총회에서 논의할 방침” 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임기를 충실히 마치지 못하여 동료 선생님들께 송구하단 말씀 전한다”며 “언제나 동료 선생님들의 자유 의사를 응원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부디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대전성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턴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공개 사직을 밝힌 바 있다. 

홍재우 대전성모병원 인턴은 13일 유튜브 공공튜브_메디톡》 채널에 '결의'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한다며 "의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적개심과 분노가 가득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홍 인턴은 “이 일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만 치부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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