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있다”…항공사 기장 행세하며 女 4명에 ‘10억’ 뜯어낸 50대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4.02.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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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채팅서 만난 여성들 연모 감정 악용해 사기 범행
法, 징역 6년 선고…“죄질 매우 좋지 않아”
ⓒ픽사베이
ⓒ픽사베이

100억원대 자산을 가진 외국 항공사 기장 행세를 하며 온라인 채팅 사이트를 통한 알게된 여성들에게 약 10억원을 뜯어낸 50대 남성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형사7단독(이하윤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5년 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연인 관계처럼 지내던 여성 4명에게 총 139회에 걸쳐 9억70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A씨의 사기 행각은 치밀했다. 그는 온라인 채팅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피해 여성들에게 자신을 100억원대 지닌 외국 항공사 기장이라 소개하고, 전화번호 변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마치 해외에서 연락중인 것처럼 속였다. 해외에 있는 돈을 피해자들에게 주겠다고 밝힌 뒤, 해외 은행에서 발송된 것처럼 조작된 ‘자금 이체 예정’이란 영어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며 신뢰를 사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후 A씨는 피해자들에게 “모든 자산이 미국에 있는데, 이민 정책으로 자산이 동결됐다. 현금을 빌려주면 동결이 풀린 뒤 이자까지 주겠다”며 돈을 뜯어냈다. 이렇게 뜯어낸 돈은 A씨의 개인 빚 변제나 생활비 등에 쓰였다.

이에 재판부는 “오랜 기간 피해자들이 가진 연모의 감정이나 신뢰를 이용해 9억7000만원 상당의 돈을 편취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피해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매우 크고, 정신적으로도 큰 고통을 받아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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