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경질’로 좌초된 클린스만 호…정몽규 “비판 겸허히 받아들인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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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선임 과정에 오해 있어…벤투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
‘위약금’ 관련 논란엔 “회장으로서 재정적 기여 고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이로써 클린스만 호는 출항 약 1년만에 좌초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긴급 임원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 회장은 “축구 대표팀을 운영하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저와 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드린다”면서 “최종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형태 등에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면서 “벤투 감독의 경우엔 1·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고 거부한 뒤 후순위 후보로 이어져 결정됐다”고 짚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땐 61명에서 23명으로 후보군을 좁히고,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을 최종적으로 정한 뒤 인터뷰하고, 우선순위 1·2위를 인터뷰한 뒤 최종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경질로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줄 가능성에 대해선 “변호사와 상의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금전적인 부분은 제가 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논란을 야기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 직전 대표팀 내 선수 간 마찰에 대해선 “젊은 남자 선수들이 40일 이상 계속 합숙했다.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면서 “이럴 때 너무 시시비비를 따지는 건 상처를 후벼서 악화시킬 수 있다. 언론도,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도 도와주셔야 한다. 다들 젊은 선수들인데 (상처를) 잘 치료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징계 사유 조항을 살펴봤지만, 소속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소집하지 않는 방법 밖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추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파·국외파·92년생·96년생·어린 선수 등으로 나눠 생각으로 팀을 가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문턱에서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도 한 팀이 되지 못한 것이 이유가 될 것이다.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새로운 감독과 상의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경질 공식 발표가 있기 약 1시간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셔서 고맙다”면서 “준결승전 전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무패 행진과 함께 놀라운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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