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상승세에 김건희 여사 활동 재개?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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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에 위로 편지 이어 넷플릭스 대표‧이정재 오찬 참석
김경율 “아쉽다” 이준석 “명품백 범죄”…29일 재표결에 주목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과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 일정을 소화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성남 서울공항에 공군 1호기편으로 귀국, 다음 국내 행사로 곧바로 출발하기 전 함께 귀국한 김건희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제78차 유엔 총회 참석과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 일정을 소화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23일 성남 서울공항에 공군 1호기편으로 귀국, 다음 국내 행사로 곧바로 출발하기 전 함께 귀국한 김건희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른바 ‘명품백 수수’ 논란에 중심에 선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네덜란드 순방 후 약 두 달간의 침묵을 깨고 모습을 드러냈다. 당정 간의 갈등이 봉합되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김 여사도 조심스레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오는 29일로 잠정 예정된 국회 ‘쌍특검법’ 재표결 결과에 따라 김 여사의 활동이 다시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배우 이정재 씨를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 김 여사도 함께 배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보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5일엔 한강 투신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 4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추모 편지와 선물을 보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여사의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선 지난 7일 KBS 신년 대담과 설 연휴를 지나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오름세를 보이자 다시 공식 활동을 본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1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33%로 직전 조사인 2월 1주차(1월30일~2월1일)보다 4%포인트(p) 상승했다. 또한 리얼미터의 19일 발표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39.5%로 3주 연속 상승세를 띠고 있다.

하지만 명품백 논란과 관련한 국민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인 가운데 사실상 공개 활동에 시동을 건 데 대해 여당 내에서도 우려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해 한 차례 곤혹을 치른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이 정도면 (김 여사가) 활동을 재개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대통령께서 연초 대담에서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한다고 했다. 영부인께서 활동하기 위해 최소한 제2부속실 설치, 나아가 특별감찰관 선임 정도까지 하고 (활동 재개를) 했어야 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조금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에서 총선에 나선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이날 취재진에 “이제 조금 부정적인 여론이 잦아진 것 같은데, 김 여사가 재등판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심이 또 다시 요동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도 이날 오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여사 명품백 논란에 대한 질문에 “범죄”라고 규정하며 “그것을 받는 것은 당연히 범죄이고 무언가 대가가 있다고 한다면 더 큰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위원장이 자꾸 그것을 ‘몰카 공작’이라고 힘주어 이야기하는데 누군가 몰카로 찍으면서 뇌물 주면 괜찮은 것인가”라며 “이것에 대해 독립적 판단 못하는 분이 법무부 장관이라는 고위 공직을 지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그런 가운데 이날 시작된 2월 임시국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포함된 ‘쌍특검법’의 재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신속한 재표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신중해야 한다며 오는 29일 본회의에 부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 쌍특검법 재표결을 총선 전 최대 변수 중 하나로 보고 이탈표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이 공천 발표 반환점을 돈 이날까지 지역구 현역 의원을 한 명도 컷오프(공천 배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재표결 시 이탈표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국민의힘의 이탈 없이 쌍특검법이 부결되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아직은 조심스러운 김 여사의 활동 보폭이 다시금 서서히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도 김 여사가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정훈 의원은 지난 8일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라는 말은) 잠재적으로 여성 비하적인 메시지가 있다. 시대와는 동떨어진 생각”이라며 김 여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고려해 공개 활동을 재개하더라고 이전보다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이 이번 독일‧덴마크 순방을 서둘러 순연한 이유 중 하나도 김 여사의 동행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실에서도 현재까진 김 여사의 시기를 따로 검토하거나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3~15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3.7%다.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리얼미너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6일 전국 18세 이상 2천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응답률은 4.0%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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