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명 학살’ 논란에 “제가 아끼는 분들도 포함…공천 공정해”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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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 반발에 “환골탈태 위한 진통…국민들, 변화 바라”
‘연쇄 탈당 가능성’ ‘지지율 하락’ 질문엔 침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4·10 총선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를 두고 당내 파열음이 거센 데 대해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진통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하위 20%) 명단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다르게 1년 전부터 시스템 공천과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평가 결과에 대해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본인은 동의하지 못하는 평가에 대해 당연히 불평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당내 반발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새로운 정치를 바라시고 공천 과정에서 변화를 바라신다”며 “혁신이라는 게 정말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공관위에서 잘 결정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하위 20% 대상 의원들에게 자신이 직접 전화를 걸어 언질을 줬다는 이야기가 도는 데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하위 의원 대다수가 비명(非이재명)계 의원’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제가 아끼는 분들도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한 언론은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 최하위권에 들어간 31명 가운데 90%에 이르는 28명이 비명계라고 보도했다.

이 밖에 ‘연쇄탈당 우려를 잠재울 방법이 있는지’ ‘앞선 박용진 민주당 의원 기자회견을 어떻게 봤는지’ ‘공천 잡음으로 인해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전 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며 치욕감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당에 재심을 신청하겠다며 “손발이 다 묶인 경선이지만 당에 남아 승리해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앞서 전날 4선의 국회부의장 김영주 의원 역시 ‘하위 20%’ 통보를 받은 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하고 상징적인 사례”라고 직격했다.

최근 민주당은 이 대표와 일부 친명 의원들 간 ‘밀실 공천’ 논란에 이어, 복수의 지역에서 친문(親문재인) 인사를 배제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공천으로 인한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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