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文 갈등’ 멈출 반전 카드 있나…희박해지는 ‘타협’ 가능성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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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탈당‧지지율 하락에 커지는 이재명‧친명 ‘2선 후퇴’ 요구
“李, 공천 끝내면 사퇴할 수도”→“끝까지 갈 것” 전망 바뀌어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이재명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이재명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심리적 분당’ 상태로까지 치달으면서,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를 향한 2선 후퇴 요구가 다시금 거세지고 있다. 이 대표가 이러한 내홍을 잠재울 반전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그가 총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정면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점점 더 우세해지고 있다.

27일 민주당 비명계(非이재명계) 의원들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공천 파동’과 그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문제 삼으며 이 대표를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그 과정에서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설훈 의원은 “대표직도 내려놓고 총선 출마도 하지 말라”며 “충분히 다른 사람도 당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일찍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 오영환 의원은 “사태 수습을 위해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사무부총장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최소한 친명계(親이재명계) 핵심 인사들의 사퇴는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원로들도 “이 대표가 상황을 바로 잡으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총선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일부 원로들은 이 대표 퇴진과 조속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총선 전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초까진 이 대표가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는 2~3월 중 2선 후퇴 또는 총선 불출마를 결단할 거란 전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그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28일 취재진에 “이 대표는 지금처럼 공천 갈등이 큰 상황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대표직 사퇴는 곧 당내 갈등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인데 그 결정을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령 이 대표가 지금 후퇴한다고 해도 공천이 많이 진행된 지금 얼마나 큰 봉합 효과가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도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거듭 드러내고 있다. 지난 23일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용퇴론에 대해 “툭하면 사퇴하라 소리 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365일 대표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내 공천 갈등에 대해서도 ‘마땅한 과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대신해 최소한 친명계 핵심 인사들의 용퇴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친명계 내부에선 이러한 요구에 맞서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공천 작업 마무리 후 선거대책위원회 중심의 총선 본선 모드로 전환되면 지금의 당 내홍 분위기를 자연히 가라앉을 거란 주장이다.

비명계 일각에선 이 대표와 핵심 지도부 인사들이 지금 물러나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천 권한을 모두 행사한 만큼, 그 결과에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원외 인사는 “당내 갈등과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려면 빨리 졌어야 했다”며 “공천 관련해 권한이란 권한은 다 행사하고 지금 와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건 나중에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물론, 친명계의 유의미한 용퇴 움직임이 희박해지면서 비명계의 탈당 움직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절이 바뀌지 않으면 중이 떠나야 하지 않겠나’라는 목소리다. 일각에선 수일 내 최대 10명까지 연쇄 탈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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