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승소 이끈 변호사 8조원대 주식 요구에 “사기꾼”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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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조원 보상’ 무효 이끈 로펌, 테슬라 주식 2900만 주 요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60억 달러(약 74조8000억원) 보상금 이의 제기 소송을 승리로 이끈 변호인단으로부터 약 8조원대 소송 수수료 청구서를 받으면서 또 다른 법정 공방에 휩싸이게 됐다. 머스크는 변호사들을 “범죄자”라고 맹비난했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를 상대로 제기한 보상금 지급 관련 소송에서 원고를 대리한 로펌 3곳의 변호사들은 지난 1일 델라웨어주 법원에 이번 소송의 법률수수료로 테슬라 주식 2900만 주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테슬라 주가 202.64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59억 달러(7조8824억원)에 이르는 액수다. 이들은 시간당 수수료를 28만8888달러(약 3억8600만원)로 계산했다고 전했다.

변호사들은 “요청된 금액이 절대적인 규모 측면에서 전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요리를 먹을’(eat our cooking)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원 판결로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지급한 주식 2억6700만 주를 회사가 다시 돌려받는 이익을 얻었기에 그만한 소송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금이 아닌 주식을 요구한 것에 대해 “이 구조는 (소송으로) 창출된 이익에 보상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이점이 있다”며 “수수료를 지불하기 위해 테슬라 대차대조표에서 1센트조차도 빼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이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링크한 뒤 “테슬라에 손해를 끼친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변호사들이 60억 달러를 원한다”며 “범죄자”라고 적었다.

앞서 테슬라 소액주주인 토네타는 “이사회가 2018년 승인한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는 무효”라며 2022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델라웨어주 법원은 지난 1월 말 토네타 측의 손을 들어주며 “이사회가 그의 보상을 승인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결함이 있다. 피고(머스크)에게 기록적인 금액을 제공하기로 한 계약은 무효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2018년 보상안 승인 후 테슬라 실적을 기반으로 받은 560억 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반납할 위기에 처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이 판결에 항소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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