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정지’ 초강수에도 꿈쩍않는 의사들…전임의 이탈 움직임도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4.03.0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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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의 재계약 포기 및 임용 포기 사례 발생
의료현장 혼란 가중…응급실 환자 수용 불가 상황까지
전공의 집단행동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4일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에 야간연장진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행동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4일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에 야간연장진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의사들에 대해 정부가 면허정지 등 엄정 대응에 돌입한 가운데서도 집단행동 규모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까지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의료 공백 우려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4일 보건복지부는 현장점검을 통해 의료 현장을 벗어난 전공의들에 대해 무더기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현장을 점검해 위반사항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특히 의료 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집단행동의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을 전공의 복귀 시한일로 제시했지만 지난 3∙1절 연휴 혹은 이날 현장 점검 중 복귀한 사례에 대해서는 정상참작을 할 방침이다.

정부와 의사들 간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집단행동 규모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인턴과 레지던트 1년 차 모두 이달 1일자로 각 병원에 신규 인력으로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공의들에 이어 이들도 병원으로 오지 않고 있다.

앞서 레지던트 1년차로 임용 예정을 앞둔 인턴이나 인턴 예정이었던 의대 졸업생들의 90% 이상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힌 바 있는데 이날까지도 임용 포기 의사를 철회한 사례가 거의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의료현장에 남아있던 전임의들의 이탈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3월은 전임의들이 새로 계약을 연장하는 기간임에도 지방을 중심으로 계약 연장을 하지 않거나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전남대병원의 경우 52명 신규 전임의 임용 대상자 중 21명이 최종 임용을 포기해 전임의 정원의 40%가 공백인 상황이다. 조선대병원도 정원 19명의 전임의 중 13명이 임용을 포기, 6명 만 근무 중이다.

천안 단국대병원도 이번 달부터 근무해야 할 전임의 10명 중 5명 만 계약했다. 대전성모병원도 전임의 7명의 계약 갱신일이 도래했지만 이 중 일부가 재계약 포기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성모병원에서도 계약을 앞뒀던 전임의 중 절반 가량이 의료현장에 나오고 있지 않다.

의사 공백에 의료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은 내과계 중환자실(MICU) 환자를 더 수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세브란스병원도 심근경색, 뇌출혈 등 응급환자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은 정형외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의 응급 진료가 중단된 상태다. 계명대동산병원 응급실도 의료진 부족으로 호흡곤란 및 호흡기계 감염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 4개 권역의 응급환자 전원을 지원하는 긴급상황실을 개소해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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