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치킨에 식중독균 ‘득실’…안전 관리도 ‘위험’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5 16: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킨·닭강정서 황색포도상구균 검출…조리 후 매대 진열돼 오염
가스·전기시설 관리도 미흡해…수영장 근처 등 감전 위험도
후라이드 치킨 ⓒ 시사저널 최준필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열린 10개 지역 축제에서 조리·판매된 식품 중 치킨과 닭강정 등 2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시사저널 최준필

엔데믹 전환으로 지역축제 개최가 활발해진 가운데, 지난해 국내 일부 지역축제에서 판매된 식품에서 식중독균 등이 검출돼 식품 안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LPG 충전 용기 등 가스시설과 전기시설 관리가 미흡한 곳들도 있어 안전 사고 발생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열린 지역축제 10곳의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10개 축제에서 조리·판매된 식품 30개 중 치킨과 닭강정 등 2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또 조리·판매 종사자가 위생모나 위생 장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식품을 조리하거나 조리 도구와 식기, 식재료 폐기물 등 관리가 비위생적인 곳도 일부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유동 인구가 많은 야외에서 대량으로 조리한 뒤 매대에 진열하는 식품은 위생적으로 조리해 보관하지 않을 경우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며 온라인 주문 시스템 등을 도입해 조리 후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식품 사례 ⓒ소비자원 제공

일부 축제장의 가스·전기시설 안전 관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지역축제장 안전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LPG 충전 용기가 직사광선이나 눈, 비 등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차양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 대상 축제장 내 LPG 충전 용기를 취급하는 68개 업소 중 35개소가 차양을 설치하지 않았다. 또 축제장 내 설치된 배·분전반(전기 제어 장치) 43기 중 2기는 문이 개방된 채로 방치돼있었고, 1기는 어린이들의 이동이 잦은 수영장 입구에 설치돼 감전 위험이 있었다.

소비자원은 기상 상황 변동에 따른 안전 사고 대비가 돼 있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대부분 지역축제는 실외 행사이기 때문에 하절기에는 온열질환, 동절기에는 한랭질환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10개소 중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 곳은 4개소에 그쳤고, 이 가운데 냉방 시설은 1곳에만 있었다.

가스나 전기 시설의 관리 미흡 사례 ⓒ소비자원 제공

소비자원은 “식품을 조리·보관·판매하는 과정에서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집단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고, 가스·전기시설은 다수의 관계자가 사용하면서 최초 설치 상태가 유지되지 못하거나 관리가 느슨해져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공유한 결과, 10개 지자체 모두 앞으로 개최되는 행사 때 위생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에게는 축제장에서 음식을 구입할 때 위생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한 식품은 즉시 섭취하라고 당부했다. 또 가스나 전기 등 위험 시설과 관련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설에 접근하지 않는 등 안전 수칙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