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이번 총선은 절박함의 싸움…尹정부 견제 위해 일단 뭉쳐야”
  • 변문우·구민주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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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의원
“오신환의 일방통행, 尹 데자뷔…정권 심판 못하면 ‘입틀막’ 반복”
“임종석도 ‘통합’ 메시지 던져…민주 내부 잘못은 나중에 평가해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의원이 5일 선거사무소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의원이 5일 선거사무소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인 서울 광진을은 4·10 총선에서 첫 여야 대결 구도가 확정된 곳이다. 4년 전 오세훈 서울시장에 신승을 거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엔 오세훈계로 통하는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를 안방에서 맞이하게 됐다. 사실상 ‘리턴 매치’인 셈이다. 광진을은 지난 총선을 비롯해 36년간 민주 정당이 수성해왔지만, 최근 치러진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부터 점차 판세가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구 수성에 나선 고 의원은 5일 서울 광진구 선거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지난 4년간 주거·교통·교육 분야에서 ‘주민 맞춤형’ 개발을 이뤄냈다”고 자신했다. 이어 “오신환 후보처럼 일방통행식 추진이 아닌, 꼼꼼함과 끈질김으로 광진 개발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당의 위기와 관련해선 “민주당 내부의 잘못은 나중에 평가하고, 국민들의 절박함에 따라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일단 뭉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 광진을을 지킨 지 4년이 지났다. 광진을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광진은 저를 키워준 곳이다. 처음에는 지역구가 일자리인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가족처럼 느껴진다. 국회에서 퇴근할 때 여의도에서 영동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를 타는 순간부터 집에 오는 느낌이 든다. 초선이지만 국회 안에서 많은 활동을 했고, 최고위원으로서 지도부 안에서도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광진이 저의 ‘자궁’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4년 전 총선과 비교하면, 이번 선거의 기류는 어떤지.

“그때 당시는 ‘코로나 선거’였다. 지역 공약보단 정부여당의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유권자들의 평가를 많이 받았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 지도부도 역임했었고, 뉴스에도 많이 나온 후 재선 의원에 도전하게 됐다. 광진 주민들도 ‘우리가 고민정을 4년 간 키웠는데 잘 컸나’를 평가하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은 정말 ‘나의 선거’를 한다는 느낌이다.”

광진을 지역구 현역으로서 4년간 활동성과에 대해 자평한다면.

“임기 초창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을 보냈다. 주민들을 만날 시간이 다른 국회 때보다 적었다. 그래도 주민들과 밀접한 주거 환경, 교통, 교육 등 모든 인프라를 잘 갖춰놓겠다는 일념으로 일했다. 먼저 첨단업무복합단지를 비롯해 개발돼야 하는 곳은 속도감 있게 개발했다. 또 영동대교 북단과 어린이대공원 후문 일대에도 신규 입주 아파트가 많이 생겼다. 굉장한 규모의 인구 유입과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과 관련해 초등학교 시설 개선 사업에도 예산을 가장 많이 들였다. 주차문제와 관련해서도 폐교된 화양초등학교 부지를 주민들이 원하는 주차장과 스포츠시설로 활용하면서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강변역에 위치한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도 상인들과 업체 간 갈등을 조율하고 원활하게 진행 중이다.”

재선에 성공한다면 가장 먼저 해결하고자 하는 1호 공약은 무엇인지.

“수서역 SRT 노선을 강변역까지 끌어올려 지하철, 버스와 환승 가능한 ‘서울 동부권 교통허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교통 중심지가 되면서 주변 상권도 살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 ‘메가 복합’ 개발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지역 재개발을 위해 ‘건대입구-구의역’ 라인의 용도지역을 종상향해 용적률을 높이는 공약도 내걸었다. ‘도시철도 2호선 지하화’도 오랜 숙원인 만큼, 22대 국회에서 관련 근거법을 발의해 준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역 공약과 정책 추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가 진행한 모든 사업의 첫 조건은 ‘주민 맞춤형’ 수용성이었다.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건 억지로 해선 안 된다. 특히 개발은 오늘 결정하고 내일 뚝딱 이뤄지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광진이 변화무쌍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주민들과 어떻게 동화시킬지 고민하는 것이 급선무다. 낙후됐으니 무조건 개발해야 한다는 것은 옛날 어법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의원이 5일 선거사무소를 찾은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을 의원이 5일 선거사무소를 찾은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지난 총선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 오신환 후보와 붙게 됐다.

“오 후보는 광진이 한창 개발 진행 중인 도시라는 것을 모르고 무조건 ‘일방통행식’ 공약만 내세우고 있다. 주민들의 목소리는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광진구청, 오세훈 서울시장과 닮아있다. 특히 교육시설 등 필요한 것들은 저희가 예산 합의까지 다 해놨는데, 오 시장과 광진구청 때문에 백지화된 사업도 많다. 지역 상인과 주민들도 불만도 굉장히 많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광진의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오신환 후보와 비교해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나.

“‘실현 가능한 것’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또 사각지대에 있는 것들을 꼼꼼하게 잘 해결하는 여성으로서 강점도 갖고 있다. 주차장 사업만 해도 단순히 157억 예산으로 뚝딱 짓지 않았다. 주차장 인근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부터 화장실 설치까지, 애정이 없으면 알 수 없는 작은 것들도 챙겼다. 다만 오 후보는 광진 후보로 온지 몇 달 되지도 않았다. 특히 본인이 있었던 지역의 교통문제도 해결하지 못해놓고 여기서 말뿐인 공약만 내세우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무엇인가.

“경기가 어려우니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경기가 어려울 땐 국가가 큰 정부 역할을 하면서 경기를 살려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 반대되는 것만 청개구리처럼 한다. 소극 재정에 예산 최대한 쓰지 않고, 법인세마저 줄이면서 세수가 줄었다. 그러니 쓸 돈도 없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금리는 많이 뛰고 일자리 수는 그대로다. 그러니 양극화도 심해졌다. 무조건 전 정부를 비판하기만 하면서 생긴 결과다.”

민주당도 최근 공천 잡음 등으로 총선 지표가 좋지 않다.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정부 때문에 너무 힘든데 민주당이라도 좀 더 잘 하라는 질타도 듣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성에 차지 않는 느낌이다. 민주당이 좀 더 유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의 이재명 지도부에서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저는 이제 지도부가 아닌 만큼, 지도부의 위기 타개 전략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그래도 공천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에, 지금은 왜 우리가 총선에서 승리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하는지 명분에 집중해야 한다. 공천 결과에 대해선 상반된 평가가 있겠지만, 그 평가는 총선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잔류가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임 전 실장이 ‘통합’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당을 나가지 않고 당 결정 수용하지 않았나. 민주당이 얼마나 총선 승리에 절박한지 국민이 봐주시면 좋겠다. 만약 윤석열 정부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입틀막’(입을 틀어 막는) 사건들이 벌어질 것이다. 우리 안의 잘못들은 나중에 평가하고, 지금은 국민들을 위해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는 힘을 만들어내야 한다.”

내일이 총선 디데이라면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몇 달 전엔 우리가 이길 것처럼 나왔는데, 지금은 우리가 불리한 것처럼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선거는 진다고 생각하는 쪽이 이긴다고 생각한다. 절박함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주당도 부족함을 인정하며 절박함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면 국민들과 한 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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