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명목 GDP 대비 가계·기업 부채, 14분기째 위험 수준”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4.03.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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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기준 지난해 3분기 말 韓 ‘신용 갭’ 10.5%p 기록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 225.5%에 달해
10%p 초과 국가, BIS 조사 대상국 중 韓·日 유이
17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계 부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s)은 13.6%로 추산됐다. 이는 조사 대상인 전 세계 주요 17개국 가운데 호주(1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 연합뉴스
6일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신용 갭은 10.5%포인트(p)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2분기 말을 시작으로 줄곧 10%p를 웃돌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합산한 규모가 14분기째 위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신용 갭은 10.5%포인트(p)를 기록했다. 한국의 신용 갭은 지난 2020년 2분기를 시작으로 줄곧 10%p를 웃돌고 있다. 1972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로 최장기간이다. 신용 갭은 부채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부채) 비율이 장기적 추세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는지를 나타낸다.

민간신용 비율이 과거 추세보다 빠르게 상승할수록 신용 갭은 벌어지는데 BIS는 이 지표를 잠재적인 국가 신용위기를 가늠하는 데 활용한다. BIS는 신용 갭이 10%p를 초과하면 '경보', 2~10%p면 '주의', 2%p 미만이면 '보통' 단계로 각각 분류한다.

한국의 신용 갭 추이를 보면, 지난 2017년 4분기 말(-2.9%p)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2019년 2분기 말(3.0%p) '주의' 단계로 분류됐다. 이후 2020년 2분기 말 12.9%p까지 가파르게 치솟으며 10%p 위험 수위인 '경보' 단계에 다다랐다. 2021년 3분기 말(17.4%p)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2년 3분기 말(16.8%p) 이후로는 하락세를 그리고 있으나 여전히 10%p를 넘는 위험 수위의 단계에 있다.

과거 한국의 신용 갭이 10%p 수준을 넘나든 기간은 매우 드물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4분기 말(13.2%p)부터 1998년 3분기 말(10.5%p)까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말(10.7%p)부터 2009년 4분기 말(11.2%p)까지가 전부였다.

BIS 조사 대상국 중 지난해 3분기 말 신용 갭이 10%p를 초과한 국가는 BIS 조사 대상 44개국 중 한국과 일본(13.5%p)뿐이었다. 태국(8.0%p), 사우디아라비아(2.2%p), 아르헨티나(1.5%p), 독일(0.0%) 등의 나라를 제외하곤 모두 마이너스 수준의 신용 갭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225.5%에 달하며 2020년 1분기 말(200.0%) 이후 15분기째 200%를 웃돌고 있는 점이 반영된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5%,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24.0%로 각각 집계됐다.

가계·기업부채에 정부의 부채까지 더한 한국의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5988조191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9조8614억원 더 늘었다.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6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부채 증가율 둔화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부동산발 금융위기 때와 같은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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