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 통했나…NH투자증권 새 수장에 ‘증권맨’ 윤병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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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최종후보에 윤병운 부사장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 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 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이 11일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을 낙점했다.

NH투자증권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윤 부사장을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결정한 뒤 곧이어 소집된 정기 이사회에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을 공식 선임한다.

1967년생인 윤 부사장은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해 IB(투자금융) 부문 대표 자리까지 오른 인물로, 뿌리부터 ‘NH맨’으로 불리는 인사다. 현 정영채 사장과는 지난 20년간 호흡을 맞춰, 사내에선 ‘정영채 라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앞서 임추위는 윤 부사장을 포함해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3명을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고려했다.

당초 NH투자증권 내부적으로는 차기 사장에 자사 출신이자 증권업 경력이 있는 인물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증권가에 IB 강화 일환으로 현장형 대표가 선임되는 트렌드를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3명의 후보 가운데 이 조건에 가장 들어맞는 인물이 윤 부사장이었다. 다른 경쟁자인 유 전 부회장은 증권업 경력이 전무했고, 사 전 부사장은 외부 출신이란 약점이 있다.

NH투자증권의 차기 사장 선임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모회사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가진 농협중앙회에서 윤 부사장에 부정적 기류를 드러내 파열음을 연출했다. 지난 1월 새로 선출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확대를 위해 ‘농협맨’인 유 전 부회장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금융당국이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지배구조상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게 금융감독원의 판단이다. 중앙회는 금융지주 경영진 교체에 대해서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지, NH투자증권은 영역 밖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지난 7일부터 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 계열사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선 당국이 유 전 부회장의 선임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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