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부겸, 떨어진 박용진...이재명號 ‘통합’ 가능할까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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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 ‘수습’ 중책 맡은 김부겸
“갈등 폭발 더는 없을 것…실망한 민심 되돌리는 게 관건”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이해찬 전 대표(왼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함께 투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이해찬 전 대표(왼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함께 투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4·10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이해찬 전 대표·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3인을 전면에 내세운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공천 파동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윤석열 정권 심판’을 앞세워 국면 전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박용진 의원이 낙천한 데다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의 공천 발표도 아직 남아있어, 총선 끝까지 갈등 없이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돛을 단 민주당 ‘정권심판·국민승리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단연 주목되는 인사는 김부겸 전 총리다. 계파색이 옅고 TK(대구‧경북)를 정치적 무대로 삼아온 ‘통합형’ 인물로 평가돼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천 과정 전후로 이재명 대표와 친명(親이재명)계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이어왔던 터라, ‘친명 일색’ 총선이라는 당내 반발을 잠재우는 데 탁월한 인사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 전 총리가 선대위 합류를 확정지은 전날, 계파 갈등의 뇌관 중 하나였던 친문(親문재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재명 중심의 단결’을 표명했다. 앞서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후 침묵을 이어 온 그가 “이제 친명‧비명은 없다”며 통합의 메시지를 내 이 대표와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같은 날 공천 파동을 비판하며 최고위를 떠났던 고민정 최고위원도 당무에 복귀해 통합 가도를 가속화했다.

민주당은 김부겸 전 총리 인선 외에도 선대위 곳곳에 갈등 봉합을 보여주기 위한 요소를 반영했다. 친노(親노무현) 인사로서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뛰고 있는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당에 남기를 택한 비명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는 경기권역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한다. 당내에선 임종석 전 실장도 선대위에 막판 합류해 통합에 방점을 찍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기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기자

갈등 잠시 수면 아래로…낙천자‧중도 민심 달랠까

하지만 길게는 올 초부터 이어진 계파 갈등의 여파가 완전히 진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역 의원들을 향한 하위 평가 통보부터 여론조사 배제 및 업체 선정 의혹, 이른바 ‘친명횡재‧비명횡사’ 공천 논란까지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고 누적돼 있는 만큼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특히 전날 갈등의 마지막 뇌관으로 여겨지던 비명계 핵심 박용진 의원이 서울 강북을 결선에서 최종 탈락하면서 다시금 술렁이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과반의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지만, 앞서 받은 ‘하위 10%’ 페널티를 넘지 못하고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했다. 여기에 또 다른 비명계 송갑석‧전해철 의원의 운명도 1~2일 사이 발표되는 만큼, 경선 결과에 따라 당 안팎의 분위기가 또 한번 흔들릴 전망이다.

다만 이전 연쇄 탈당 사태 때처럼 당내 집단 반발이 다시 분출될 가능성은 적게 점쳐진다.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데다, 당이 이미 ‘통합’ 국면 전환에 나선 만큼 이를 거스르기 더욱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당에 반발해 나갈 사람은 거의 다 나갔다는 지적도 있다. 박용진 의원도 이미 결과와 무관하게 당에 남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제 해결과제는 당 밖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을 향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 온 이들이 그동안 계속해서 낙마하면서, 민주당 연성 지지층과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쳤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통합 선대위가 해야 할 역할은 당내 더 이상의 갈등을 차단하는 것과 동시에 공천 과정에 실망하고 돌아선 이들을 설득해내는 것이란 지적이 있다.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내 반발이 더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구성원들 간에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뤘다고 보는 사람들은 적을 것이다. 그냥 총선 승리를 위해 참고 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선대위가 낙천자들을 어떻게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는지, 여기에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가 어떻게 호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이날 선대위 출범식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에 공천 받으신 분들은 공천의 기회를 갖지 못한 분들을 잘 위로하고, 그분들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허심탄회한 대화와 호소가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 분 한 분 만나 선대위에 합류해 활동해주길 (요청하고), 단합된 모습으로 경선에서 이긴 분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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