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5당 ‘反윤석열’ 전선 강화…한동훈 돌파구는?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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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 ‘야권 파이’ 넓어지고 민주 갈등 정리 수순…포위된 여당
지지층 모은 ‘한동훈 효과’ 한계론 솔솔…“플러스 알파 없다” 우려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범야권이 서로 분열과 연대를 반복하며 ‘반(反)윤석열’ 파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부터,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조국혁신당까지 정부‧여당 심판론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원톱’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 국민의힘이 최근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존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를 넘어 새로운 전략과 인물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후 꾸준히 국민의힘 지지율을 상승시켜왔다. 지난 2월부턴 민주당 내 공천 파동과 맞물리면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뚜렷이 앞서는 결과도 나타났다.

하지만 3월 들어 민주당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고 조국혁신당이 탄생하면서 야권 지지층이 다금 결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반윤석열’ ‘윤석열 정권 심판’을 내걸고 느슨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 두 당에 더해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그리고 녹색정의당까지 제3지대 야당들도 함께 ‘반윤’ 포위망을 넓혀나가고 있다.

야당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민주당에 실망해 투표를 포기하려던 지지자들이나 야권 성향에 가까운 중도‧무당층이 투표소로 향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것 자체로 여당으로서 악재일 수밖에 없다. 실제 총선과 관련해 ‘여당 승리’ ‘범야권 승리’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 긍정‧부정 평가 비율과 흡사한 4:6 또는 3:7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여당 안팎에서 이른바 ‘집토끼’, 즉 기존 지지층 결집을 넘어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이해찬 전 대표(왼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함께 투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이해찬 전 대표(왼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함께 투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층 이미 다 결집했다…메시지 변화 줘야”

야5당으로부터 견제와 공격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공격수는 사실상 현재 한동훈 위원장이 유일하다. 정부와 여당을 향한 야권의 공세에 매일 유효한 반격을 하고 있는 인물은 여권 내 한 위원장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위원장의 ‘말’에도 기존에 그가 강조한 ‘탈(脫)여의도’ 화법은 사라지고, 지지층에게만 소구력이 있는 ‘대야 메시지’만 가득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수도권 등 전국 승부처에서 여권 후보들이 그렇다할 인물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전국 선거를 견인해 온 기존 ‘한동훈 효과’가 한계치를 맞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2일 윤재옥‧안철수‧나경원‧원희룡 등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진용 보강에 나섰지만, 여전히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한 위원장 ‘원톱 체제’ 유지라는 평가가 많다. 범야권 우세인 전체 판세를 뒤집기 위해선 한 위원장 개인은 물론, 여당의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수도권 선거를 돕는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3일 취재진에 “사실 영남 정도는 몰라도 수도권에서 이제 반민주, 반종북, 반운동권 같은 메시지는 효과가 ‘제로’다. 그 메시지로 결집할 사람들은 이미 결집했다”며 “한동훈 위원장과 선대위 전체가 이제라도 초점을 청년‧중도‧무당층에 맞춰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한 위원장도 이달 초부터 격전지인 수도권과 충청 위주로 발길을 향하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야당 위주로 향해 있는 한 위원장의 말도 함께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발(發) 리스크나 뒤늦게 터져 나오고 있는 당내 공천 파동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한 위원장이 떠안게 될 과제로 꼽힌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은폐 의혹을 받던 중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대사 건에 대한 국민 여론과 범야권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게다가 5‧18 관련 발언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도태우 후보에 대한 공천을 유지키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이 보다 뚜렷한 입장을 내놓으며 대통령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여권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총선을 앞둔 만큼, 정부와 여당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일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은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한 위원장이 특정 이슈에 대해서만 답을 피한다거나 불리한 상황에서 오히려 역질문하며 반박하는 모습은 중도층에 그리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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