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반대” 성토한 개미들…금감원 “무리하게 재개 안 할 것”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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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공매도, 사회악…실시간 공매도 전산화 시급” 비판 쏟아져
이복현 “무차입 공매도 선제적 차단 및 시스템 등 논의 중”
금융당국, 이르면 내달 공매도 전산화 방안 설명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이 13일 열린 공매도 토론회에서 불법 공매도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공매도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무리하게 공매도 재개를 추진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센터에서 ‘밧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를 포함한 개인투자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열었다.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를 포함해 공매도 관련 토론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개인투자들은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교란 의혹, 특정 증권사 불법 논란 등 시장에서 불거진 불법 공매도 관련 각종 의혹을 쏟아냈다. 당초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에도 LP와 시장조성자(MM)의 공매도가 증가했다며, 이들의 공매도까지 전면 금지할 것을 주장해 왔다.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 금지 이후 주요 국가 증시의 고공행진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 3중 호재에도 코스피는 아직도 2600선으로 지지부진하다”며 “LP 역할과 불법 공매도 영향이 분명 있다. LP가 기존 공매도 손실을 줄여주는 방패 역할과 시세조종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현재 공매도는 사회악이자 공공의 적”이라며 “국민 폐해를 막기 위해 실시간 공매도 전산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순혁 작가도 “불법 공매도는 이제 토론의 대상이 아니고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며 “시장조성자(MM)와 LP에 대해 불법 공매도 관련 의혹이 생기는 이유는 그들에 대한 불법성과 부당성, 편파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이 사안이 토론의 주제가 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LP는 위험 분산을 위해 주식을 공매도해야 하기에 LP의 공매도는 공매도 금지에서 예외가 됐다”며 “그동안 불법 행위가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작년 12월 상황을 점검했지만, 지금 또 불법 공매도가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점검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사례 등을 다시 점검해보겠다”고 답했다. 당국은 이르면 내달, 늦어도 상반기 내로 공매도 전산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앞서 당국은 공매도 금지 조치와 함께 불법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차단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4~5개 방안을 사전 검토했으며, 최근 선택 범위를 2~3개로 좁혔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금감원, 거래소가 무차입 공매도를 실효적이고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측면부터 어떤 점이 가능한지 비용과 시스템적 측면 등에서 논의 중”이라며 “한두 달 후에 비슷한 포맷으로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 원장은 “좋은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이른 시기에 (공매도를) 재개할 수 있겠으나,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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