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러 간다며 도망다녀라”…이번엔 ‘공보의 태업 지침’까지 등장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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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태업 권고하는 글 게재돼
“병원서 일할 의무 조금도 없어…도망다닐 궁리해야”
3월12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내원객이 접수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3월12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내원객이 접수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고자 투입된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에게 이른바 ‘태업 지침’을 안내하는 글이 의사 커뮤니티에 게재돼 논란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의사 및 의과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군의관 공보의 지침 다시 올린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파견된 군의관 및 공보의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마인드는 ‘병원에서 나에게 일을 강제로 시킬 권한이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이걸 늘 마음속에 새겨야 쓸데없이 겁먹어서 일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급자의) 전화를 받지 말고 ‘전화하셨었네요? 몰랐네요’라고 하면 그만”이라면서 “담배를 피우러 간다며 도망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심하면 환자랑 같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토론하면서 시간을 보낼수도 있고, (환자를) 조금 긁어주면 민원도 유발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안내했다.

아울러 “결국 군의관과 공보의의 의무는 정시 출근과 정시 퇴근이 전부”라면서 “병원에서 일을 조금이라도 할 의무는 전혀 없다. 어떻게 도망 다닐지를 고민하다”고 권고했다.

A씨의 글이 올라온 메디스태프는 의사 인증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지난 2월 사직을 결심한 전공의들을 향해 ‘병원을 떠나기 전 병원 업무자료를 삭제하라’고 권고하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던 커뮤니티다.

한편 정부는 군의관 및 공보의에게 태업을 권하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서 퍼지는 것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서 관련 논란에 대해 “병원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선 강력한 법적 조치가 들어갈 것”이라면서 “확인을 통해 수사 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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