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황상무 ‘기자 회칼 테러 발언’에 “尹대통령, 조치 없을 시 동조한 것”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3.1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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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尹대통령에 황상무 경질 촉구
“황당함 넘어 충격적…尹정부 비판하려면 회칼 맞을 각오하라는 것”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이른바 ‘기자 회칼 테러 사건’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황 수석의 경질을 촉구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황당함을 넘어 가히 충격적”이라면서 “시민통합과 소통을 위해 일해야 할 시민사회수석이 노골적으로 국민을 협박하고 있으니 그 이름이 가당치도 않다. 시민사회수석이 아니라 언론협박수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자들을 모아놓고 ‘잘 들으라’며 언론인 테러 사건을 상기시킨 것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려거든 회칼 맞을 각오를 하라는 의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면서 “언론인들이 정부의 테러 협박으로 두려움에 떠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자유민주주의인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황 수석의 사과로 슬그머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책임 있는 처신은 사과가 아닌 사퇴”라면서 “윤 대통령은 권위주의 정권의 인식과 기조를 버리고, 비뚤어진 언론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을 뱉어내는 황 수석을 당장 경질하시라.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도 황 수석 발언에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수석의 해당 발언은 지난 14일 MBC를 포함한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나왔다. MBC 보도에 따르면, 당시 황 수석은 “MBC는 잘 들어”라면서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발언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8월, 당시 경제신문 사회부장이던 고(故) 오홍근 기자가 주거지 앞에서 회칼을 든 괴한들에게 습격당한 사건으로, 당시 오 기자는 허벅지에 깊이 4㎝, 길이 30㎝ 정도의 자상을 입었다. 괴한들의 정체는 당시 상부의 지시를 받은 군 정보사령부 현역 군인들로 알려졌다. 

황 수석의 발언에 각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오 기자의 동생 오형근(57)씨는 전날 CBS라디오《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MBC 말고 너희(다른 언론사) 기자들도 그렇게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얘기하고 똑같은 말”이라면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 또한 성명에서 황 수석의 발언을 두고 “언론의 비판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모든 기자를 표적으로 테러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위협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발언 맥락이나 경위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발언 내용으로 보면 부적절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에 황 수석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사과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면서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론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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