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사직은 강행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4.03.18 14: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 필수 의료 인력의 비전 안 보여…전공의 상심 크다”
“의대 교수 사직, 의료 체계 붕괴 막기 위한 불가피 결정”
지난 16일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집단사직 결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집단사직 결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재승 서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공의 집단사직과 관련해 “진료 차질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한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결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방 비대위원장은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해 겨우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교수 집단도 정말 잘못했다”며 “국민 없이는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 저는 이제 국민 여러분과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해 국민 여러분의 고충과 어떠한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의대 증원에 대해 저희가 설득을 하면 국민이 들어주시고 지지를 해주실 것으로 알았는데 아니었다. 소통이 너무 없었다”며 “기형적인 의료 환경의 작은 희생자이자 방관자인 저희의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해 정말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집단행동 중인 사직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한 것에 대해 문제 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고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넘어간 것, 특히 전공의들이 사직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소통을 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하고 있으니 제발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의사협회에도 원점 재논의 방침을 풀고 대화협의체로 나오라’고 촉구했는데, 전공의들이 교수집단이 중재해서 정부하고 의협이 대화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몰랐다”며 “그만큼 전공의들의 가슴에 상처가 많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안 돌아오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것은 미래의 필수 의료 인력의 비전이 안 보인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2020년 총파업 후 전공의들의 의견을 좀 들어줄 것으로 알았는데 실제 4년 동안 전공의들이 생각하기에 필수의료가 나아진 게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방 위원장은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도 2년 전에 터졌지만 ‘그래도 필수의료 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정부가 의사 수를 2000명 늘린다고 하니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의 실효성도 믿을 수 없고 그러면 우리의 갈 길을 가겠다는 것”이라며 “전공의들의 상심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의 집단사직 예고를 두고 정부가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며 “의료 체계 붕괴가 임박한 것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온 교수직을 던지는 건데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며 “이 사태를 3월 안에 해결하지 못하고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부터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의료는 완전히 무저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의대의 경우 지난주 총회 때 18일까지 정부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전국적으로 대학별 통계나 의향이 수집되지 않은 곳이 있다”며 “하면 같이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4월이 넘어가기 전 해결을 해야 의료 파국을 막을 수 있어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쓰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양보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전공의들을 도와달라는 호소”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는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받거나 의대생들이 유급 위기에 처할 경우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