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 가는 성장동력…2028년부터 노동인구 감소 전환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3.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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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인구, 2027년 정점 찍고 감소세로
2032년 노동인구 5명 중 1명, 65세 이상
“여성 등 잠재인력의 노동시장 유입 촉진해야”
1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중장기(2022∼2032년) 인력수급 전망 및 추가 필요인력 전망'에 따르면,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2032년까지 90만명에 달하는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2028년부터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2032년까지 90만 명에 달하는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2028년부터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한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중장기(2022∼2032년) 인력수급 전망 및 추가 필요인력 전망'에 따르면,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2022∼2032년 31만6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전 10년간(2012∼2022년) 증가 폭(314만 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경제활동인구는 2027년 2948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8년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서 2032년엔 2923만8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15∼64세 경제활동인구로 놓고 보면 더 일찍 감소세가 시작돼 2032년까지 170만3000명이 순감할 전망이다.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같은 기간 201만9000명 증가하며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2년 11.6%에서 2032년 18.4%까지 상승한다.

경제활동참가율은 2022년 63.9%에서 2032년 63.1%로 후퇴할 전망인데, 특히 청년층(15∼29세)의 경우 49.8%에서 48.1%로 하락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고용정보원은 내다봤다.

15세 이상 취업자도 2028년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2878만9000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32년에는 2839만9000명으로 내려간다. 15세 이상 취업자는 2022∼2032년 30만9000명이 순증하긴 하지만 이는 지난 10년간 증가 폭(313만4000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2028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2022년 62.1%에서 2032년엔 61.3%로 0.8%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업종·직종별로 보면 고령화로 인해 돌봄과 의료수요가 증가하면서 보건복지업 취업자가 99만8000명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 영향으로 정보통신과 전문과학기술업도 취업자도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제조업(-14만5000명), 건설업(-12만6000명), 농림어업(-9만4000명) 취업자는 2032년까지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직업별로는 역시 보건복지,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가 52만2000명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비대면 거래 확대로 판매직은 가장 큰 폭의 감소(-32만2000명)가 예상된다. 간호사, 조리사, 보건 의료 관련 종사자 등이 취업자 증가 상위 직업으로 꼽힌 반면 매장 판매 종사자, 제조 단순 종사자, 자동차 운전원, 문리·기술 및 예능강사, 작물 재배 종사자 등은 감소할 전망이다.

고용연구원은 향후 10년간 연 2.1%(2022∼2027년)∼1.9%(2028∼2032년) 수준의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체 취업자 수 전망치의 약 3% 수준인 89만400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는 수요 기반의 취업자 수 예측치에서 인력 공급 제약을 고려한 예측치를 빼서 산출한 숫자로 연평균 8만9000명꼴이다.

2032년 기준 추가 필요인력 전망은 향후 가장 큰 폭의 고용 증가가 예상되는 보건복지서비스업에서 13만8000명으로 가장 많다. 고용 감소가 전망되는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도 각각 13만7000명, 11만8000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직업별로는 전문가와 관련 종사자, 사무종사자 등 비교적 고숙련 직업군의 추가 인력 수요가 컸다. 필요 인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1.9∼2.1% 수준의 경제성장률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고용연구원은 전망했다.

고용정보원은 청년을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 여성을 위한 일·육아 병행 고용환경 구축, 고령자를 위한 계속고용 기반 조성 등 대상별로 차별화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경제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재 잠재인력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고용정보원은 또 기술 진보에 따라 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전문과학 등 분야의 교육·양성·훈련을 강화하고, 반대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분야의 중·저숙련 직종에선 업종 전환, 훈련 등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성희 노동부 차관도 지난 15일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 회의에서 이번 고용정보원 전망을 공유하면서 청년, 여성, 중고령층 등을 위한 지원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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