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검사 “의사들 밥그릇 싸움…증원 규모는 줄여야”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4.03.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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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훈 서울북부지검 공판부 검사, 檢 내부망에 글 게재
“‘2000명 증원’은 갑작스러워…‘1800명 증원’으로 감축 추진해야”
3월13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가운을 벗고 이동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3월13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가운을 벗고 이동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사이에 둔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된 가운데 의사 출신 검사가 의료계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채훈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공판부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검사는 서울대학교 의대와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 지난 2015년 제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 현재 검사로 재직 중이다.

이 검사는 자신을 “의사 출신 검사”라고 소개하며 “의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하면서도 제도나 법적인 문제로 인해 고충을 겪는 의사들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검사는 현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해선 “정부가 여러 차례 유관단체와 논의를 거치고 전국 대학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 사안으로 안다”면서 “통계적으로나 실제 사회적으로도 의사 수가 부족해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럼에도 의사들이 의사 집행부의 지시에 따라 집단적 사직을 종용하고, 이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에게까지 직·간접적으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는 행동을 했다면, 이는 집단이기주의를 넘어 형사적인 문제에도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한 “의사들의 속칭 ‘밥그릇 싸움’에 국가가 두 손 들고 물러난다면 의사 집단 아래에 대한민국이 놓이는 형국이 되고 만다”면서 “국가적인 필요성에 의해 그 혜택의 수준이 조금 준다고 해서 국가를 상대로 항쟁하는 것은 일반 평균적인 국민이 볼 땐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인 듯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검사는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소폭 감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번 의대 정원의 확대 규모 2000명은 갑작스러운 점이 있다. 규모의 의외성에 놀라는 국민들도 있다”면서 “제 의견으로는 1800명 증원으로 기존보다 감축해 증원하는 것이 적절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검사는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키는 전공의들에겐 보건복지부 장관의 표창과 함께 격려금을 지원한다면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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