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는 젊고 공기업은 고령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1.04.2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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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기업 임원들 특징 분석 / 삼성전자는 카이스트 출신, 현대차는 한양대 출신이 다수

임원 분석 결과를 보면 기업마다 특성이 있다. 20개 대기업 임원들을 살펴보니 업종이나 생산 시설 위치, 최고 경영진 특성 등에 따라 뚜렷하게 차별성을 보였다.


전기·전자 업종은 기술 변화나 경쟁 양상이 아침에 다르고 저녁에 다르다. 기술 혁신이나 경쟁 방식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젊은 것이 유리하다. 전기·전자 업종에서 일하는 임원진의 평균 나이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50.80세이고 LG전자는 50.25세이다. 100대 기업 임원의 평균 나이와 비교해 3세가량 적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 임원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이 94명으로 가장 많다. 서울대(78명)와 성균관대(70명)가 그 뒤를 따른다. 다른 기업과 달리 성균관대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성균관대가 삼성그룹 계열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삼성전자 임원 2백24명이 외국 대학 학위 소지자였다. 다섯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이 외국에서 공부한 것이다. 외국 대학 학위 소지자 가운데 1백18명은 미국 대학 출신이다. 미국 대학에서 전자공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한 이가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전기·전자 업종 임원진에 외국 대학 학위 소지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삼성전자 외에도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각각 32명, 16명이나 되었다. 전기·전자 업종 외에 KT(33명), 현대차(20명), 현대중공업(19명) 순으로 외국 대학 학위 소지자가 많았다.

삼성전자 임원진 가운데 석·박사 학위 소지자는 4백90명이나 된다. 임원진의 절반 이상이 석·박사인 셈이다. 박사 학위 소비자만 2백10명이나 되었다. LG전자도 1백69명이 석·박사 학위 소지자이다.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박사(44명)가 상대적으로 적고 석사(1백25명)가 다수였다.


LG전자는 서울대 출신(47명)이 가장 많고 부산대(36명)와 경북대(24명) 출신이 그 뒤를 따랐다. LG전자 공장이 경북 구미와 경남 창원에 있는 것이 지역 명문대 출신 인재를 다수 채용하는 데 유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 임원 가운데 부산대 출신(8명)이 다수를 차지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경남 울산과 거제에 조선소를 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도 부산대 출신 임원이 각각 35명,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매출액 기준 2위 업체 SK이노베이션은 전기·전자 업종과 달리 임원 수(37명)가 적다. 석유화학업체가 대규모 장치 산업이다 보니 인재보다 설비 투자가 중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나이는 51.45세로 전기·전자 업종 평균보다는 많았으나 전체 평균보다는 적었다. 서울대(8명)와 KAIST(7명) 출신이 다수를 차지했다. 경영학과 화학공학 전공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차는 임원 2백8명을 거느리고 있다. 전체 조사 대상 100개 기업 가운데 네 번째로 임원이 많았다. 석·박사 학위 소지자(51명)에 비해 학사 학위 소지자(1백54명)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이한 것은 한양대 출신(17명)이 서울대 출신(16명)을 제치고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차에도 한양대 출신 임원(15명)이 가장 많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양대 공업경영학과 출신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CEO·생산 거점 따라 차이 뚜렷

현대중공업은 임원 2백29명을 거느리고 있다. 평균 나이도 54.87세로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조선업체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임원진이 다른 기업과 비교해 퇴진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 임원 평균 나이도 54.26세였다. 조선업종 임원진이 비교적 고령이었다. 20대 기업 임원진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곳은 한국전력으로 57.85세였다. 한국전력이나 한국가스공사 같은 공기업 임원진은 58세에 가까운 고령이 다수였다. 민간 기업 가운데 임원 나이가 많은 곳은 대우인터내셔널이 55.19세로 비교적 고령이었다. 국내 20대 기업 가운데 임원진 평균 나이가 가장 적은 곳은 LG전자(50.25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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