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 승부사인가 수줍음 많은 청년인가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1.12.26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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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요리사’와 유학 시절 동료들이 말하는 ‘인간 김정은’“일찍부터 당찬 모습 보였다” “호감형은 아니다” 평 갈려

ⓒ 연합뉴스
북한의 최고 권력자 김정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그의 얼굴이 처음 공개된 것도 지난해 9월28일 당대표자회를 통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부터였다. 심지어 그 전까지는 그의 이름조차도 ‘김정운’으로 잘못 알려질 정도였다. 아직도 그의 정확한 나이는 미스터리이다. 그의 생모를 둘러싸고도 여러 가지 설이 분분했다.

김부위원장은 김정일과 그의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무용수 출신의 재일동포 고영희와의 사이에서 1983년 1월8일 태어났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정설로 통한다. 북한에서는 김부위원장을 1982년생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다분히 김일성(1912년생)과 김정일(1942년생)의 출생 연도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3대에 걸친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에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2012년 ‘강성대국’을 맞는 시점에 김부위원장의 나이가 30세에 접어든다는 것을 상징하기 위한 조작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때 김부위원장의 생모가 고영희가 아니라 김옥(김정일의 넷째 부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으나, 근거가 희박하다.

‘김정일의 요리사’로 잘 알려진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는 1982년부터 2001년까지 평양 주석궁에서 김정은과 함께 생활했다는 점에서 그를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최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990년 1월 당시 어린 김정은을 처음 ‘알현’했던 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당시 (만으로) 7세이던 대장 동지(김정은)는 내가 일본인이라는 말에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옆에서 장군님(김정일)이 ‘어이, 후지모토 씨야 인사드려야지’라는 말에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다.”

그는 당시 김정은의 저돌적이면서도 당찬 모습에 일찌감치 ‘간단치 않은 인물’임을 직감했다고 했다.  

스위스 학교 동창생 “매우 과묵했던 학생”

김정은은 1998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스위스 베른의 리베펠트-슈타인횔츨리 공립학교를 ‘박운’이라는 가명으로 다녔으며, 농구를 비롯한 스포츠와 영화,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 유학 시절의 한 동창생은 “매우 과묵하고 아무와도 얘기를 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포츠 쪽으로는 경쟁적이고, 지는 것을 싫어했다”라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증언했다. 

후지모토 겐지 씨는 지난해 펴낸 자신의 저서 <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에서 ‘2001년 3월15일이었다. 정은 대장은 내게 뜻밖의 말을 건넸다. “그런데 말야, 후지모토. 우리는 매일 말도 타고 롤러블레이드도 타며 농구도 하고 또 여름에는 제트스키와 수영장에서 놀기도 하는데 일반 인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다소 과장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나라 지도자의 DNA를 이어받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주변 인사들은 김정은에 대해 “정치적 욕심이 강하고 저돌적인 면이 있다”라고 증언하고 있다. 김정일이 셋째아들인 그를 후계자로 지목한 것도 외모는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성격은 아버지인 자신을 닮았다는 것 때문이라는 얘기가 전해진다. 반면 평양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김정은에 대해 “보기와 달리 수줍음이 많고 사실 호감형은 아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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