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주의보③] 집에선 운동화, 외출할 땐 지팡이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2 10:00
  • 호수 15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재욱의 생활건강] 또 넘어질까 두려운 ‘낙상 후 불안증후군’ 극복 방법

올해 78세 된 한 할머니는 작년 집 안에서 넘어져 고관절이 골절됐다. 수술이 잘돼 걷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됐지만, 할머니는 최근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다. 다시 넘어져 골절될까봐 두려워 여간해서는 침대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다. 매일 누워 있다 보니 근력도 줄어들어 이제는 걷고 싶어도 못 걷는 신세가 돼 결국 요양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낙상한 지 한참 지났지만, 또 넘어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걷지 못하는 것을 ‘낙상 후 불안증후군’이라고 한다. 두려워서 안 걷다 보면 결국 못 걷게 된다. 노인이 누워 있는 경우 일주일에 10%씩 근육이 감소한다. 노인은 원래 근감소증으로 인해 ‘근육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한 달 동안 누워 있으면 근육이 50% 정도 줄어들어 혼자 거동하는 게 불가능하게 된다.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 보폭을 줄이고, 몸을 앞으로 구부려서 중심을 낮춘 자세로 걷는데, 그럴수록 몸이 경직돼 더 넘어질 확률은 증가한다. 낙상 후 불안증후군은 혼자서 극복하기는 힘들고 여러 가지 도움을 받아야만 된다. 

ⓒ pixabay
ⓒ pixabay

① 지팡이를 짚어라 

어르신은 지팡이 짚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한다.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팡이를 짚으면 낙상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무릎 통증도 좋아질 수 있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조금만 다리가 아파도 지팡이나 보행기를 끌고 다니는 노인을 흔히 볼 수 있다. 젊은 사람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오르내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② 집 안에서 운동화를 신어라 

낙상의 큰 이유 중 하나가 방 안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밟거나,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가끔은 슬리퍼가 벗겨지면서 넘어지기도 하는데, 슬리퍼는 신기는 쉽지만 그만큼 벗겨지기도 쉬워 위험하다. 집 안에서 운동화를 신으면 미끄러질 가능성도 줄어들고, 특히 당뇨병성 발이 있는 환자들은 발을 보호할 수 있어서 좋다. 운동화를 신었을 때 무릎에 미치는 충격을 줄여줘 무릎 통증이 줄어드는 것은 덤이다. 

③ 햇빛을 보면서 하루 30분만 걸어라

만약 노인이 잘 못 걷는다고 해도 지팡이를 짚거나, 부축해서라도 하루 30분만 걸어라. 하루 30분 정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신체균형과 근력을 유지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 가능하면 햇빛이 좋을 때 걷는 것이 좋다.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D가 합성된다. 비타민D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근력에 도움이 된다. 낙상 후 불안증후군도 일종의 우울증이기 때문에 따스한 햇빛 아래 걷는 것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④ 금연·금주는 필수다  

우울증 때문에 술이나 담배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데, 술에 취해 넘어지면 반사 동작이 느려져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흡연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골절 위험이 1.5배 높고, 뱃살 나온 사람은 몸이 둔하고 균형 감각이 떨어져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낙상 확률이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에 고단백 음식을 먹고, 수분 섭취를 많이 하는 등 전신 건강관리를 하는 것도 낙상을 예방하는 길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