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회하는 동물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6.06 11:00
  • 호수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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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동물사전] 무턱대고 데려가 키우려 하면 절대 안 돼

우리는 길에서 많은 동물들과 마주친다. 주인과 함께 산책하는 반려견이나 동네를 서성이는 길고양이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다. 간혹 주인 없이 홀로 위태롭게 길을 헤매는 반려견이나 어미 없이 길 위에 놓인 새끼 고양이를 목격할 때도 있다. 막상 이런 동물들을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며 발만 동동 구르게 된다.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길에서 주인 없이 배회하는 반려견을 발견하면 동물의 상태부터 살펴봐야 한다. 미용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거나 산책 줄을 그대로 달고 있는 경우, 그리고 낯선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오고 샴푸 냄새가 나는 경우는 주인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멀지 않은 곳에서 주인이 애타게 찾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때는 발견한 장소에서 해당 동물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주인을 기다리거나, 근처를 지나는 사람들 또는 가까운 동물병원에 수소문해 보는 것이 좋다. 동물이 주인을 찾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앞 단계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 유기동물 담당부서에 유기동물 발견 신고를 하면 된다. 반려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SNS와 활성화된 지역 카페에 소식을 올리는 등 주인에게 알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게 좋다.
길에서 어미가 보이지 않는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는 경우에는 다른 대처법이 요구된다. 요즘 ‘냥줍’이라는 표현이 많이 생길 정도로 길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무턱대고 집으로 데려와서 보호하거나 키우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길고양이의 습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대처다.

길고양이는 결코 이유 없이 새끼들을 혼자 두고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만약 길에서 새끼들만 보이는 경우, 근처에 어미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새끼들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람의 인기척 때문에 숨었다가 사람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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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 대처법 달리해야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사람이 새끼들을 만지거나 집에 데리고 있다가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 낯선 사람의 냄새로 인해 어미가 새끼를 외면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길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면 최대한 먼 거리에서 시간을 두고 주변에 어미가 접근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새끼들이 사람의 보행이 많고 차가 다니는 위험한 길가에 놓인 경우에만 최소한의 접촉으로 가까운 안전한 장소로 옮겨주는 게 좋다.

우리가 길에서 반려견, 새끼 고양이 등을 발견했을 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단순히 귀엽다는 이유로 집으로 데려가 키우려 하거나, 임의로 새로운 주인을 알아보는 행동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경험상 이렇게 충동적으로 동물을 데려온 사람들은 다시 무책임하게 이 동물들을 길에 유기할 가능성이 크다. 발견자의 이런 무책임한 행동이 동물을 애타게 찾고 있을 가족에게도, 그 동물에게도 큰 상처를 남길 수 있음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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