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초비상…파주 이어 연천서도 발생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9.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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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확진 판정…전국 확산 우려

경기도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현재로서는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지만 방역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연합뉴스=4월30일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가상방역훈련에서 사체처리반이 ASF 발생 농장의 의심 돼지 모형들을 살처분 기계로 옮기고 있다. 
지난 4월30일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가상방역훈련에서 사체처리반이 ASF 발생 농장의 의심 돼지 모형들을 살처분 기계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18일 경기 연천군 백학면 돼지농장에서 폐사한 의심 돼지를 정밀검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돼지 4732마리를 사육중이며, 전날 오후 어미돼지 한 마리가 폐사하자 경기도 축산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연천군 농장은 전날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농가와 역학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농장 반경 500m 이내에는 이 농장 이외 2개 농가가 돼지 45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며, 반경 3km 이내에는 3개 농가가 85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해당 농가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 가축 및 차량 이동통제, 소독 등 긴급방역 조치를 취했다. 농식품부는 향후 긴급 살처분 등 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날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발생이 확인되자 전국 돼지 농장을 대상으로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리고, 발생농장과 그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395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간 바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법정 1종 가축전염병이다. 여기에 걸린 돼지는 보통 10일 이내에 폐사한다.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최근 중국에 이어 북한,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발생해 돼지 수백만 마리가 살처분되고 있다. 올해 5월 북한 자강도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가운데 77마리는 폐사했고 22마리는 살처분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한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 몇 개월 만에 전체 돼지의 20%가량이 살처분됐다.

이번에 병의 확산을 막지 못하면 돼지고깃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난해 4월 중국에 닥쳤을 때 현지 돼지고깃값은 40%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돈육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즉시 국제교역 중단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 1~7월 한국의 돼지고기 수출량은 총 634톤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치면 297만3000달러(약 35억원)어치다. 

따라서 초기에 확산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생존력이 매우 높아 오염된 냉장육이나 냉동육에서 몇 달간 생존한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국을 여행할 때 가축과 접촉을 하지 말고 육류, 햄, 소시지 등 돼지 산물을 국내로 반입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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