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등학교 수업도 스마트폰 사용이 필수!
  • 최재붕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포노사피엔스》 저자 (boong33@skku.edu)
  • 승인 2019.10.09 08:00
  • 호수 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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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의 포노사피엔스] 디지털 플랫폼은 포노 문명 뿌리
아마존 등 성공비결에서 해법 찾아야

프랑스의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음악 소비 변화는 미래 소비문화 변화 예측을 위한 지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소비재이자 보편적 사랑을 받고 있는 음악 소비가 바뀌면 사람들은 다른 소비 패턴도 곧 음악 소비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이론이다. 그의 예측은 지난 30년간 어김없이 적중했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음악 소비의 표준은 어느덧 CD와 같은 제품 판매 방식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다운로드(또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급격히 교체됐다. 그리고 미디어산업 생태계는 혁명 단계로 진입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5월6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연례 소프트웨어(SW) 개발자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나델라 CEO 취임 후 MS는 올라운드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했다. ⓒ 연합뉴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5월6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연례 소프트웨어(SW) 개발자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나델라 CEO 취임 후 MS는 올라운드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했다. ⓒ 연합뉴스

디지털 플랫폼·빅데이터·인공지능

대한민국 인구 9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모바일뱅킹 사용 비중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인간 생존에 가장 중요한 돈 관리를 폰에 맡긴다는 건 심리적 신뢰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고, 그래서 이들은 자연스럽게 폰을 기반으로 소비하고 또 즐긴다. 2018년부터 모바일뱅킹 사용자 비중이 50%를 넘었으니 이제 우리나라 은행업무 표준은 모바일뱅킹이다. 금융거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이루어지고 스마트폰이 그걸 담당한다. 이 방식은 음악을 듣는 과정과 다를 바 없다.

인간의 필수 소비재라는 의식주는 어떨까. 국내도 온라인 의류 구매 비중이 30%를 넘었다. 미국은 ‘정기구독’ 형태의 패션사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성장 중이다. 일정 금액을 월납하면 인공지능이 옷을 골라 보내주기도 하고 비싼 옷을 한 달간 빌려주기도 한다. 이런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의류·신발 소비가 디지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배달의민족’은 어느새 3조원 가치 기업으로 성장했다.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도 6000억원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집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플랫폼 ‘직방’의 기업 가치는 이제 7000억원에 이른다. 누군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획한다면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해 도전하는 것이 이제는 상식이 됐다. 그만큼 우리 인류의 삶의 근간이 디지털 공간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 사회 교과서는 이렇게 써야 한다. ‘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은행업무를 배워봐요. 자~ 스마트폰을 열고 앱을 다운받아 계좌를 개설하세요.’ 이것이 표준이다. 어른들이 알고 있는 상식, 즉 ‘도장과 신분증을 들고 은행에 가서 계좌를 개설합니다’라는 전통적 방식은 소수자를 위한 보조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시장경제에 대한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 ‘제조기업은 물건을 만들고 만들어진 물건은 시장을 통해 거래됩니다’라는 내용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거래됩니다’라고 말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디지털 플랫폼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물건과 서비스가 거래되는지 알려줘야 한다. 그래서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코딩은 기술과목이 아닌 사회과목이 돼야 한다. 이 모든 변화는 몇몇 기업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류의 자발적 선택이 만든 것이다. 이 정도가 되니까 문명의 교체, 디지털 혁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거래가 활성화되면 고객의 방문은 데이터로 남는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은 고객의 마음을 읽는 작업이 된다. 세계 최고의 디지털 유통 플랫폼을 구축한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디지털 플랫폼의 성공 요인을 ‘고객 중심 경영’이라고 이야기한다. 한번 방문했던 고객이 다시 오게 하려면 그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그래서 ‘빅데이터 분석’은 고객의 마음을 읽는 작업이 되고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 요소가 된다.

고객에 대한 분석만으로는 고객을 사로잡기 어렵다. 고객이 원하는 걸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요한데 그래서 도입된 것이 바로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머신러닝에 기반을 둔 큐레이션 서비스(개인화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이 열광했다. 그 결과 무려 1억3000만 명의 프라임 고객(연회비 119달러를 내는 특별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유통기업이 됐다.

 

고객이 모이지 않는 플랫폼은 실패

그렇다면 전문가를 모아 빅데이터 분석팀과 인공지능 개발팀을 만들기만 하면 비즈니스는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기업들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사활은 고객이 결정한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비즈니스를 전환하는 시기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를 외주 처리했다. 기업의 비즈니스 핵심인재들은 참여하지 않고 외주로 고객 중심 경영을 실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고객이 오지 않는 플랫폼은 무용지물이 된다.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의 근간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간다면 기업의 운명을 걸어야 한다. 기업의 모든 임직원이 디지털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세한 내용을 학습해야 한다. 디지털 거래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해외에서 성공한 모델은 어떻게 되는지,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의 기본적인 원리는 무엇인지 철저하게 스스로 학습하고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그동안 축적했던 자기 전문 분야에서의 지식을 디지털 플랫폼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길을 찾을 수 있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협업할 수 있는 자세도 중요하다. 오로지 고객을 중심에 놓고 모든 전문가가 아이디어를 합쳐 그들이 열광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어내야 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1위 기업으로 재도약하면서 성공전략이 재조명받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밝힌 비결은 ‘윈도즈’ 중심 경영에서 ‘클라우드 애저(ajur)’ 중심으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그러자 전 직원이 시장의 지배자에서 도전자로 생각이 바뀌었고 모든 조직이 이걸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면서 새로운 도약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렇게 애저(Ajur)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꺾고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가 됐다. 가만히 있어도 팔리던 윈도즈 시대에서 디지털 플랫폼 근간인 클라우드 시대로 성공적으로 이전하면서 시가총액은 무려 3배가 뛰어 1200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우리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성공전략이 있다.

최근 중국의 씨트립(Ctrip)은 익스피디아를 누르고 세계 1위 여행기업으로 성장했다. 비결은 바로 디지털 3콤보다. 3억 명의 고객을 보유한 이 회사는 여행이라는 상품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설계했고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이 좋아하는 여행 패키지를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고객 예약의 70%를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챗봇으로 처리하면서 세계 1위로 부상할 수 있었다. 모든 비즈니스 분야에서 이러한 기회의 문이 열렸다. 혁명은 곧 위기이자 기회다. 얼마만큼 디지털 문명의 편에 서서 미래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위기의 문을 지나 기회의 문을 열 수 있다. 지금 바로 스마트폰을 열고 학습을 시작해 보자. 디지털 플랫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콘텐츠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기회의 문이 당신 손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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