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글부글 “윤석열 총장이 사퇴 고민? 안 할 것”
  • 김현 뉴스1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7 13:00
  • 호수 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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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發 ‘윤석열 책임론’에 검찰 안팎 반발 기류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개천절 휴일인 10월3일 비공개 소환조사하는 등 조 장관 일가의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권 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조 장관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여권으로선 검찰 수사가 무리했다는 것을 전제로 사실상 윤 총장 사퇴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검찰에선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하는 기류가 적지 않다.

그간 ‘검찰 개혁’ 압박으로 검찰의 조국 수사를 견제해 오던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최근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한 언급들이 이어지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9월30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 총장이 ‘조 장관이 임명되면 사퇴하겠다’고 했다는데 확인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를 부인하는 대신 “확인해 드리기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답하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곧바로 ‘여권 관계자’발(發)로 윤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9월6일 이후 청와대에 ‘대통령과 독대를 하고 싶다’는 요청을 했고, 독대가 불발되자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통해 ‘조 장관을 임명하면 사퇴하겠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조 장관 임명에 대한 강한 반대의 뜻을 전했다는 관련 내용들이 흘러나왔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뜻을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 생각했고, 조 장관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는 여권 내 기류가 반전돼 장관 임명을 강행하게 됐다는 상황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윤 총장이 조 장관을 임명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장 시절이던 지난 1월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장 시절이던 지난 1월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사실상 수사를 못 하게 하겠다는 것” 반발

검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의도성이 드러났다며 책임론까지 불을 붙이고 나섰다. 박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번 검찰 수사가) 결국은 조국 장관의 임명을 막거나 임명 후 사퇴를 촉구하기 위한 수사라면 어떤 식으로건 순수한 수사라고 보기에는 무리다. 그런 의도성과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며 “윤 총장이 조 장관에 대한 무리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자기의 책임에 대해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소환조사를 받은 정 교수가 앞으로 구속까지 되는 상황은 여당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아니겠느냐”며 “어떤 식으로든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국면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윤 총장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윤 총장 해임 여부에 대해) 지금은 어느 한쪽으로 답할 수 없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검찰 안팎에선 여권의 윤 총장 책임론 제기에 대해 조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한 사실상의 외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재경지검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권에서) 윤 총장 퇴진을 얘기하는 것은 결국 수사를 못 하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윤 총장이 물러날 수도 있다는 신호를 여권에서 주게 되면 수사팀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검찰이 정 교수를 사실상 공개 소환하려다가 문 대통령이 두 차례나 경고를 보내자 비공개 소환으로 바꾼 것을 보면 (이런 기류가) 그대로 드러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윤 총장 책임론의 기점은 정 교수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검찰은 정 교수의 소환조사 이후 신병처리 방향을 고민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인 가운데, 검찰 내에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되면 여권은 대대적으로 반격에 나설 것이고, 그 핵심은 윤 총장의 퇴진일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고려해 보면 구속영장 청구를 하지 않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검사는 “이처럼 대규모 수사를 해 놓고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하지 않는다면 야당과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영장 청구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채동욱 몰아낸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게 뭐냐”

만약 윤 총장 책임론이 현실화할 경우, 검찰은 또 한 번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은 그대로인데, (여권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니 영웅 대접을 하다가 하루아침에 적폐 취급을 한다”고 반발하며 “만약 이번 수사를 핑계로 윤 총장을 퇴진시킨다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몰아낸 박근혜 정부와 현 정부가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 아니냐. 그래놓고 무슨 검찰 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른바 ‘윤석열 라인’이라고 통칭되는 검사들이 못해도 아마 검사 전체의 10분의 1은 될 것”이라면서 “여권이 윤 총장을 퇴진시키려 한다면 이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했다. 다만, 한 간부급 검사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오히려 검찰 내부가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윤 총장은 언론보도를 통해 나오는 조 장관 임명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와 관련해 입장문을 낼 뿐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윤 총장과 가까운 검찰 관계자들도 “윤 총장이 전혀 사퇴를 고심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윤 총장을 만난 한 인사는 “윤 총장이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로 인해 여주지청장으로 쫓겨났을 때 사표를 쓰려고 했는데, 부인이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랐기 때문에 오늘날의 예수님이 있게 된 것’이라는 한 지인의 충고를 전하자 이에 사의를 접었던 것으로 안다”며 “윤 총장은 지금도 그 마음이지 않겠나. 절대 사퇴를 고민하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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