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다시 꿈틀…‘4인4색’ 고수들의 조언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7 10:00
  • 호수 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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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주최 《2020 부동산 대전망》 10월8일 성료…전문가 전망 엇갈려

다시 부동산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부동산시장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이에 놀란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관계기관 합동조사’ 등 정책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정부는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심리가 강하다. 오히려 지금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이럴 때는 자신만의 확실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믿는 대로 보는 확증 편향을 피하려면 다양한 의견,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을 가까이해야 한다. 시사저널은 10월7일과 8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대강당에서 국내 최고 ‘부동산 선수’들로 평가받는 전문가들을 초빙해 『2020 부동산 대전망』 강연을 열었다. ‘4인4색’이라 할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고, 또 같았다.

한동안 잠잠하던 부동산시장을 다시 꿈틀거리게 하고 있는 서울 강남 부동산. 사진은 3.3㎡(1평)당 1억원에 육박하는 서울 반포의 한 아파트 ⓒ 시사저널 고성준
한동안 잠잠하던 부동산시장을 다시 꿈틀거리게 하고 있는 서울 강남 부동산. 사진은 3.3㎡(1평)당 1억원에 육박하는 서울 반포의 한 아파트 ⓒ 시사저널 고성준

서울 부동산 들썩이자 ‘역대급 조사단’ 띄운 정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정부가 결국 다시 칼을 빼들었다. ‘10·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정부는 10월7일 후속 조치로 자금 출처가 의심스러운 서울 지역 부동산 거래에 대해 대대적인 관계기관 합동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역대 가장 많은 32개 관계기관이 참여한다. 특히 정부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포·용산·성동·서대문구의 부동산 거래를 3개월 동안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가 연이어 칼을 빼든 이유는 잠잠하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지역의 부동산 경기와 소비심리 등을 종합한 부동산 종합지수가 지난 7월 상승세를 타며 9·13 대책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7월 서울의 부동산 종합지수(K-REMAP)가 115.5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국토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이 지수는 ‘부동산 압력지수’(경기동행지수, 총통화 변동률, 미분양 주택 수, 주택담보대출금리 등 반영)와 ‘부동산 소비심리지수’(소비자·중개업자 설문 결과)를 합친 것이다. 지수가 95 미만이면 부동산시장 하강, 95~115이면 보합·안정을 뜻하지만 115 이상은 상승 국면을 의미하며 각각 3개 등급씩 9개 등급으로 부동산시장을 진단할 수 있다.

9·13 대책이 발표된 작년 9월 114.8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서울 지역의 부동산 종합지수는 3월부터 넉 달 연속 상승하면서 7월엔 부동산시장 상승 국면을 뜻하는 115.5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노후 재건축 아파트들이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기 시작한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전국 부동산 종합지수도 석 달 연속 상승한 98.8을 나타내 지난해 9월(99.8) 수준으로 회복됐다. 결국 9·13 대책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의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하는 게 지표로 감지되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가 최근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엇갈렸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현재 서울의 새 아파트보다 더 나은 상품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많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울 부동산은 유망한 투자처”라고 진단했다. 특히 김 소장은 학군과 일자리 경쟁력, 지하철 2·7·9호선 등 황금노선, 삼성동 개발 호재 등이 주는 효과로 ‘강남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3.3㎡(1평)당 1억원에 육박하는 서울 반포 등의 아파트 가격은 거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이 10월7일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대강당에서 ‘2020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특강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이 10월7일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대강당에서 ‘2020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특강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한목소리로 “지방 부동산 투자는 신중히”

반면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라도 너무 많이 오른 만큼 부동산 매수를 신중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2600을 찍고 2000선까지 추락했다. 부동산과 주식은 시차는 있지만 같은 사이클로 움직인다”면서 “이런 관점으로 보면 부동산시장도 2018년에 고점을 확인하고 내려오는 중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금의 부동산 시세가 고점으로 막차를 탈 수 있으니 시장을 냉정하게 분석하라는 조언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무주택자라면 정부 대책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 집 마련에 나서도 무방하다”고 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2020년 부동산시장은 보합세가 전망된다. 만약 추가 상승이 되더라도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아 불을 끌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분석을 내놨지만 지방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서는 한목소리로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대표적 상승론자인 김학렬 소장조차 지방 중소도시 투자는 피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지방 중소도시는 이미 투자자들이 들어간 곳이라 진입하기 늦었다”며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큰 서울의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서울 외곽, 서울과 붙어 있는 경기권까지 포함하면 아직도 1억원 정도면 전세 낀 아파트를 살 수 있다”며 “입주 물량이 해소되는 지역 중 입지가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준영 전문위원도 “수요적 측면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지방 부동산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은 여러모로 적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늘어가는 1인 가구, 고착화되는 저출산 현상, 4차 산업혁명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향후 대중들이 선호하는 주거 스타일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채상욱 연구위원은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 수가 전체의 30%에 육박하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식사·운동·보건 등 커뮤니티 시설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단지형 오피스텔 등이 향후 인기를 끌 것이고 투자처로도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문위원은 “현재 대단지에 대한 수요는 육아와 주차 편의성 등의 영향이 크다”면서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차를 소유하지 않는 시대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과연 미래에도 지금 같은 대단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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