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하지 않는 윤석열…‘전해철 카드’ 다시 꺼내든 文대통령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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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본인 부인→재차 유력說’ 입각 분위기 굳어지는 모양새
고민정 靑 대변인 “아직 정해진 바 없어”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 “적임자”
전해철 의원 “해야 할 역할이라면 어떻게 피하겠나”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이었던 2010년 8월18일 전해철 의원(당시 법무법인 해마루 대표변호사)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접수하기위해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이었던 2010년 8월18일 전해철 의원(당시 법무법인 해마루 대표변호사)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접수하기위해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후 위축된 듯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10월17일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을 향한 공세에 전혀 굴하지 않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검찰개혁에도 동의하고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 전 장관과 윤 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이 어그러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위험 부담이 가장 덜한 '전해철 카드'로 탈출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10월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0월14일 사퇴한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총선을 준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일축했던 전 의원도 이날 "검찰개혁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중요하고, 그런 과정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면 어떻게 피할 수가 있겠느냐"고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이날 앞서 관련 언론 보도와 청와대의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여권 사정에 밝은 의원들의 첨언이 속속 나오며 전 의원 입각 분위기가 고조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전 의원의 법무부 장관 내정이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를 놓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의 검증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 전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여권 핵심자 관계자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고 대변인이 "(문 대통령이) 2년 반 동안 수없이 많은 인사를 해온 가운데 인사 (예측) 기사들이 난무했지만 맞는 퍼센트가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해 해당 기사를 봐 달라"고 덧붙였으나, 시국을 감안할 때 부인보다는 긍정 쪽에 무게를 둔 설명으로 풀이된다. 

전 의원의 입각설을 꾸준히 주장해 온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가 그렇게 십여 차례 이상 방송에 나가 (전 의원이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유력하다는) 말을 했는데, 나와 전 의원이 아주 가까운 사이고 고향도 같고 그러면 나에게 '저 아니니까 말씀하지 마세요' 이런 얘기를 해야 된다"며 "하지만 전화가 안 왔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나는 문 대통령이 전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려는지 안 하려는지 모른다"면서도 "그 정도의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되어야만 검찰개혁을 한다"고 주장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물망→본인 부인→다시 유력'으로 이어진 전 의원 입각설에 힘을 실었다.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나온 설 최고위원은 "국회 내에서 보면 전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적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이고 개혁적 마인드가 강하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전 의원이) 노무현 정부 당시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할 때 민정비서관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근무할 때는 민정수석을 했다. 그래서 두 사람 호흡이 굉장히 잘 맞는다"며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제대로 실천할 인물인데다 재선 의원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도 했다. 사법개혁에 대해 당내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설 최고위원은 "더 좋은 적임자가 있을 수 있고 우리가 모르는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문 대통령은 모르는 사람 중에서 고르고 골라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할 시간적·정치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사퇴 직후 "조 전 장관과 윤 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원했으나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환상 조합, 꿈 등의 단어와는 다소 멀어진 만큼 추동력을 다시 끌어올리면서 현실적인 제3의 검찰개혁 그림을 그려야 할 수밖에 없어졌다. 그러려면 '정무 감각'과는 거리가 먼 윤 총장과 잡음 없이 견제·소통하는 게 필수다. 청와대가 한 차례 고사에도 전 의원에게 다시 법무부 장관직을 제의한 이유다. 전 의원은 "인사 검증 정식 절차에 동의한 사실은 없다"며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청와대 제안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선 제가 얘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편, 윤 총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감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공세에 강하게 응수했다. 조 전 장관 의혹 수사를 비판하는 시각에 대해 윤 총장은 "저희(검찰)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어떤 사건이든 원칙대로 처리해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부여했다는 지적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검사가 된 이후 지금까지 검사로서의 윤석열이 변한 게 있느냐, 없다고 자부하느냐"고 묻자 윤 총장은 "정무 감각이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저를 비롯한 검찰 구성원들은 검찰의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충실히 받들고, 검찰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개혁 방안을 과감하게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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