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들은  누가 국가권력 사기 치는지 다 알 것”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7 14:00
  • 호수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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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보수당 인재 영입 1호 김웅 전 대검 형사정책단장…“울산선거 사건, 결국 특검 갈 것”

2018년 초로 기억된다.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라는 부제의 책 《검사내전》을 손에 쥐었을 때 꽤나 신선했다. 현직 검사가 그것도 보수 성향의 검찰 내부 이야기를 그려내는 게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튀려 한다는 생각에 내부에서 찍힐 수도 있는 법. 그런데 그로부터 몇 달 뒤 만난 검찰 고위 간부의 평가는 달랐다. 책을 선물하며 그는 “우리(검찰) 이야기를 아주 편안하게 잘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훗날 JTBC 드라마로 재탄생한 《검사내전》은 검사 김웅을 스타 검사로 만들었다.

특수부 검사가 아닌 생활형 형사부 검사가 스타 검사로 발돋움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책 때문일까. 저자는 훗날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했던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책에서 자신을 가리켜 ‘또라이’라고 한 저자는 1월14일 검경 수사권 조정과 직접 수사 축소에 항의하는 의미로 사표를 던졌다.

김 전 검사는 검찰을 떠나갈 때도 그만의 방식으로 나갔다. 그로부터 20여 일 만인 2월4일 김 전 검사는 새보수당 인재 영입 1호 자격으로 전격 정치 도전을 선언했다.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는 거창한 출마 일성도 내놓았다. 그러고 보니 그가 쓴 책 《검사내전》의 첫 번째 챕터가 ‘사기공화국의 풍경’이다.

김웅 前 대검 형사정책단장ⓒ시사저널 박은숙
김웅 전 대검 형사정책단장ⓒ시사저널 박은숙

“거대한 사기 카르텔 때려잡을 것” 밝혀

책에서 그는 스스로를 ‘사기수사 전문 검사’라고 말한다. 법무부 장관이 공소장을 공개하지 말라 지시하고, 검찰과 법무부는 검찰 인사를 놓고 반목을 거듭하는 지금 상황을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검사내전》의 마지막 문장은 “그래도 세상 무너지지는 않는다”다. 지금 생각도 같을까. 정치 도전은 왜 감행한 것일까.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총선에선 소병철 전 대구고검장,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 유상범 전 창원지검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 검찰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졌다. 2월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전 검사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은 헌법을 흔든 사건”이라면서 “결국 특검으로 보내져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왜 정치 입문을 선언했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검찰 이외의 많은 분이 중국 공안 제도를 베끼는 거라고 우려하지 않나. 이건 경찰과 검찰의 대립이 아니다. 개정안엔 수사 대상인 국민들의 입장은 반영돼 있지 않다. 국민들은 예전보다 나쁜 상황이 될 것이다. 수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부패 문제가 해소되는 게 아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해야 하는데 그 수사가 막혀 있다. 최근 인사에서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법원에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는데 이게 무혐의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것에 대해서 검찰이 저항하는 게 지금의 상황이다.”

국회에 들어간다면 가장 시급하게 할 건 무엇인가.

“수사권 조정이 안 된다면 보완책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정보경찰이 가장 큰 문제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에 보면 ‘정보경찰이 밥값을 못 한다’고 하면서, 지방청장이 정보경찰에게 자기가 수사할 대상에 대한 정보를 가져오라고 한 뒤 수사하지 않나. 이런 수사는 전 세계에 유례가 없다. 나치 시절에나 했던 것이다.”

현행 수사권 조정안대로라면 ‘중국 공안’이 탄생한다고 주장했다. 논리적 비약 아닌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여당 의원(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의 때 했던 말이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다. 그리고 검찰의 수사지휘 권한이 폐지된 나라 역시 중국과 우리나라다. 수사지휘 대신 우리는 ‘보완’수사를 하게 돼 있고, 중국은 ‘보충’수사를 한다. 보완수사라는 용어는 우리만 쓴다. 수사종결권이 경찰에게 있는 것도 중국과 우리나라인데, 그 구조마저 똑같다. 경찰에선 수사구조개혁단장조차 ‘중국 형사소송제도가 우리보다 선진적이다’고 말한다.”

검찰의 권력 남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프레임 싸움이다. 검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검찰 내부에서도 동의한다. 문제는 특수수사, 직접수사에서 일어났다. 그럼 어디부터 손봐야 하나. 우리가 주장했던 것은 수사를 개시하는 자가 수사를 종결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게 안 되면 반드시 인권침해 문제가 나온다. 이걸 놔두고 검사가 경찰이 하는 수사를 통제하는 것을 없애야 하는가. 지금 수사권 조정안에 수사와 기소가 분리됐다는 건 거짓말이다. 검사가 직접수사를 하는 것은 그대로 남아 있다. 범위만 줄어든 거다. 정작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못 하게 돼 있다.”

김웅 전 부장검사가 2월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김웅 전 부장검사가 2월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수사권 조정 시행되면 국민 법률 비용 늘어나”

현안이 시행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 대형 로펌들이 형사 출신 형사팀을 강화하고 있다. 수요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예전엔 무조건 검사한테 가서 설명하면 됐지만, 이제는 절차가 복잡해진다. 당연히 비용도 늘어날 것이다.”

솔직히 변호사로 활동하기에 나쁜 상황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이다. 일반 국민들 보기엔 검찰에 있다 권력기관인 국회로 간다고 하겠지만, 법조인들이 보기에는 ‘쟤는 검찰 출신 변호사가 영업이 잘되는 몇 달을 버리고 갔으니, 저건 진심”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검찰 내부 반응은 어떤가.

“정치검찰은 검사 하면서 ‘정치질’하는 것이다. 내가 정치판에 들어왔다고 해서 그 전에 했다는 게 정치를 위한 거라고 봐선 안 된다. 내가 사직서를 내고 나왔을 때 정부·여당 사람들은 조롱했다. 검찰 개혁을 반대하는 거라고. 사고는 일부 특수부 검사들이 쳤는데, 되레 밤을 새워가며 고생한 일반 형사부 검사들이 악의 근원이 된 것에 대해 일선 검사들의 모욕감이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검찰 개혁안은 무엇인가.

“크게 수사, 치안, 기소, 정보수집이 중요하다. 이 네 개를 찢어 놓아야 한다. 치안은 효율적으로 하되 수사는 불편해야 한다. 국민 편리는 치안의 문제다. 치안과 수사를 담당하는 국가수사청을 만들되 검찰은 수사를 통제하고 기소만 책임지면 된다. 이 네 개를 찢어 놓으면 누가 정권을 잡아도 공권력을 맘대로 할 수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울산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을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

“인권 변호사를 오래하신 고(故) 노무현 대통령께서 이 제도를 만들었지 않나(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부터 사법 개혁 조치의 하나로 법무부는 공소장을 공개해 옴). 일반 국민들이 이게 공개된다고 판단하지 못할까. 이건 기소가 된 내용이기 때문에 피의사실 공개가 아니다. 형사사법제도라는 것은 국민과 상관없는 신적인 영역에서 벌어지는 게 아니다. 국민 세금이 들어갔는데? 지배인이 사장한테 매출을 말하지 않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추 장관이 본인이 생각했던 때와 지금 환경이 달라졌다면 본인이 국회의원, 당 대표 시절 바꾸시지, 국회에 있을 때 안 바꾸고 지금 그게 위법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검사 후배들이 어떤 말을 많이 하는가.

“되게 고통스러워한다. 수사팀에 있는 사람은 전화해서 ‘너무 힘들다’고 울면서 말한다.”

책에서 정치권을 조직폭력배와 비교했는데.

“새보수당의 가치와 맞지 않나(웃음). 난 검찰에 있을 때도 그렇게 안 살았다. 앞으로도 검찰에 있을 때처럼 소신대로 할 거다.”

 

“정치권에서도 ‘또라이 정치인’ 할 것”

지역구에 출마할 생각도 있나.

“입당식(2월4일)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잘 모르겠다. 다만 주변 분들과 상의하고는 있다.”

입당식에서 사기 카르텔을 언급했다.

“내 입에서 그 말을 했을 때 국민들은 누군지 금방 알아채셨을 것 같다. 앞에서는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데 결과를 보니 특혜와 불법 아니었나. 그걸 때려잡겠다는 사람들이 한통속이 돼서 움직이더라. 국민들은 누구를 말하는지 다 알 거다.”

스스로가 사기수사 전문 검사라고 말했는데 자신 있나.

“사기수사를 어떻게 하는지 아나. 팩트를 많이 모으면 된다. 국민들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되지, 사기꾼 때려잡는 걸 내가 하겠는가. 국민들이 하겠지.”

윤석열 총장이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지금의 상황이 어떤가.

“형사사법을 하는 데 있어서 제일 조심해야 하는 말이 정의다. 법률가에게 정의는 절차적 정의밖에 없다. 인류가 겪었던 끔찍한 학살은 모두 정의의 이름으로 자행됐다. 정의가 화두가 되는 사회는 발전하는 사회가 아니다. 내 경험상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사람을 믿어선 안 된다. 사기꾼들이 다 그런다. 검찰총장이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한 현상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어떻게 봐야 할까.

“공소장을 보고 정말 놀랐다. 정보경찰과 수사경찰이 결합된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앞으로 검찰의 지휘도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이 대통령 탄핵까지 요구할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보는가.

“민주주의공화국은 국민에게 주권이 있다. 국민은 선거를 통해서 권리를 행사한다. 법원이나 검찰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선거가 흔들리게 되면 헌법은 무용지물이 된다. 지금까지 선거 사건에 있어 국민의 선택을 흐트리는 것에 대해서는 처벌이 엄격한 것도 다 그래서다. 그래야만 헌법으로서의 효력이 있다. 헌법적 가치가 흔들렸을 땐 거기에 대해 엄정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지시했느냐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겠지만, 결국 특검으로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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