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동용 당선인 “더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 만들 것”
  • 호남취재본부 박칠석 기자 (sisa613@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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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DNA’ 꽉찬 서동용 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 당선인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숙원 풀겠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의 더불어민주당 서동용(55) 당선인은 “여의도에 입성하면 공정과 안전을 지향하는 ‘가치의 정치’로 더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서동용 당선인

광양시 골약면 출생인 그는 순천고와 연세대 행정학과 졸업 후 35세 늦은 나이에 사법시험(44회)에 합격한 뒤 사시보다 어려운 총선에서 현역의원에 승리했다. 정치입문 5년만이다. 그는 2015년 정치의 뜻을 두고 고향에 내려와 지역변호사로 활동하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덕분인지 ‘지역 DNA’로 꽉 차 있다. 그의 4년 지역 변호사 생활을 중 공적 업적으로는 광양보건대 교비 횡령 등록금 환불 소송 사건, 송보7차, 덕진광양의봄 등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여순사건 진실 규명 및 특별법 제정 대책위 활동 등이 꼽힌다.

공정사회를 꿈꾸는 오지랖 동네변호시절 ‘따순 변호사’로 불린 그에게 ‘따순 정치인’이라는 별칭이 따라 붙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한결같음’과 ‘춘풍추상’(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함)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왔다는 서동용 당선인을 21일 오후 민주당 곡성사무소에서 만났다. 다음은 서 당선인과의 일문일답이다. 

 

당선소감은.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투표해 주셔서 감사하다. 긴 시간 동지 또는 경쟁자로 함께 해 주신 분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시·군민 여러분의 선택이 지역의 발전적 변화를 이끌고 더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승리를 언제 확신했나.

“우선 압도적인 결과에 놀랐다. 선거일 3~4일 전부터 강풍이 분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유세차를 타고 가다보면 얼굴도 모르는 주민이 손을 흔들었다. 갑자기 손을 흔드는 것은 얼떨결에 나온 것으로 민심이 우리 편에 있다는 확신이 더욱 커졌다”  

승리의 원동력은.

“지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며 여당 후보들에게 소중한 표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대통령 탄핵 운운에 대해 저도 ‘대통령을 지키자’는 말을 많이 하고 다녔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이끌어야 하겠다는 호남민들의 큰 열망이 지지를 지지로 이어진 것이다. 광양의 경우 민선 자치시대에 들어 시장과 국회의원 당적이 항상 달랐는데 16년 만에 집권당 국회의원과 시장을 동시에 보유함으로써 지역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고 본다. 특히 민주당 중진 12년과  국민의당 국회의원 4년 동안 지역발전의 지체에 대한 불만이 변화의 열망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 제가 광양 유일의 변호사로서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공공건설 임대주택 분양 전환 문제 등에 노력해온 점도 인정해주셨다고 생각한다.”

희망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는.

“고심하고 있지만 염두에 두고 있는 국회 상임위원회는 4곳이다. 전남 동부권 4대 공동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고려다. 여순사건특별법 제정을 위해선 행정안전위원회, 전남 동부권 대학병원 유치와 광양보건대 정상화를 위해선 교육위원회나 보건복지위원회에 들어가는 게 우선이다. 또 하나 생각하는 상임위는 국토교통위원회다.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보호법 개정 추진하기 위해서나 열악한 SOC 분야의 사업 예산이 필요한 만큼 이 부분의 보완을 위해서다.”  

국회에 등원하면 추진할 1호 법안은.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여순 10·19사건 특별법 제정이다. 여순사건은 여수·순천뿐 아니라 광양·구례·고흥·보성에 걸쳐 있다. 16∼20대 국회에 매번 상정됐다가 폐기됐는데 이번에는 꼭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공동공약으로 내건 동부권 후보들과 힘을 모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여순사건’은 지난 1948년 여수에 주둔하던 14연대가 ‘제주 4·3 항쟁’ 토벌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대적인 진압과정에서 1만여 명의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월 여순사건 때 반란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사형된 당시 29살의 장환봉 씨에게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72년 만에 억울한 죽음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리게 됐다. 함께 재심이 청구된 나머지 2명은 재심을 청구한 희생자 유족도 사망하면서 사건이 종결됐다. 여순사건특별법은 20대 국회에서 5명의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01년부터 네 차례나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서 당선인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수와 순천에 출마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공동공약으로 제시했다.

여순사건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은. 

“여순사건은 제주4·3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대한민국 현대사이고, 전남 동부의 아픔이다. 그럼에도 재판을 통해 밝혀질 진실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재판이 본질적으로 요구하는 형식성과 증명의 정도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반란군에 동조했다’는 아무 근거도 없는 이유로 잡혀서 재판 없이 즉결처분된 사람의 숫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런 죽음은 기록으로도 남아 있지 않다. 그 피맺힌 역사의 진실은 새로운 특별법을 통해 밝힐 수밖에 없다. 72년이 지나서 여순사건 당시 20살이었던 청년은 지금 92살이다. 진실은 기록보다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더 생생할 것이니,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제주4·3사건과 여순사건 생존피해자뿐 아니라 유가족들도 나이가 들어 하나둘씩 세상을 뜨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조속히 이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억울한 마음을 풀어드려야 한다. 국회에 들어가면 여순사건 특별법을 제정해 피해자 명예회복에 앞장서겠다.” 

중점적으로 추진할 선거구 공약은.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보호법 개정, 전남동부 의과대학 유치 및 대학병원 설립, 광양보건대 공영형 사립대 추진, 광양항 제2의 도약, 곡성 미래교육재단 설립 지원, 구례 자연친화형 어린이놀이터 조성 지원, 순천 365긴급아동돌봄센터 운영 지원, 광양 매화·구례 산수유꽃·곡성 장미 축제 연계 등 선거구 시군 공약 실현을 위해서 노력하겠다.”

퇴락하는 광양항에 대한 해법은.

“광양항 퇴락 원인을 여러 군데서 찾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원래 목표였던 북중국 환적 화물 유치를 통한 동북아 물류허브항으로 발돋움의 실패에 있다고 본다. 이후 비전을 동북아 물류허브항에서 배후 물동량 창출을 통한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바꾸었지만 이 또한 물동량을 창출하는 제조업 여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했다. 기대했던 율촌산단 개발도 광양항 활성화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생산재와 소비재가 집중돼 있는 부산항에 비해 독자적으로 성장하기엔 한계 요소를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나마 부채질했던 것은 4개에 달한 터미널사(운영사)들의 제살깍기식 과당 경쟁이었다. 이로 인해 한진해운터미널 철수 등 운영사가 영세해지면서 광양항을 활성화할 방안 자체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광양항 활성화를 위해선 일단은 운영사 수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은 다들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녹록치 않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해양수산부에 건의해서 고도의 정치력과 행정력을 발휘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론 환적항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환적항 기능이 강화되면 부가가치가 창출되면서 광양항이 활성화될 것이고, 배후단지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그때 배후단지 확보나 면적을 확대하는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세풍산단 개발지역을 광양항 배후단지로 지정하는 것도 검토할만하다. 결국 운영사의 정리가 급선무인 셈이다.”

국가정책과 지역구 이익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국가정책의 규정력이 큰 만큼 결국 지역 이익도 국가 이익을 따라 갈수 밖에 없다. 광양항 투-포트(Two-port)정책을 염두에 두고 묻는 것인가.”

그렇다. 현 정부 들어 광양항 투-포트정책이 아예 실종된 느낌이다.

“사실 투-포트의 유지냐 변경이냐의 논쟁은 지난 10여년 전부터 의미 없는 일이 됐다. 지금 투-포트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뻘쭘하고 이상한 일이 돼버렸다. 호남차별론이 불거질까봐 쉬쉬하고 있지 실질적으로 형해화된 것이다. 지금 우선해야 할 일은 자체적으로 광양항을 조금 더 나은 항으로 경쟁력을 키워놓고 그때 가서 논쟁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투-포트 정책 유지를 촉구하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겠다.” 

지역 선거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승리는 제 개인의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구민들께서 서동용 편에 서주신 것은 공정과 정의의 편이기 때문이라 믿는다. 약자에게 힘이 되는 법을 만들고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우대받는 지역 발전을 이끌어내는데 앞장서겠다. 나아가 건강함으로 힘을 얻고, 격식과 기득권을 버리고 한결같이 가까이 다가가겠다. 무엇보다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모든 국민이 다 함께 잘 사는 공존과 상생의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해 쉼 없이 일하겠다. 앞으로 4년 동안 많은 격려와 질책을 부탁한다. 선거구민들이 자랑스럽게 내세울 일 잘하는 국회의원이 돼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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