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여건 안 좋지만 올해도 흑자경영 이어 가겠다”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8 16:00
  • 호수 159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4년 연속 흑자’ 군인공제회 김도호 이사장 “코로나19 이후 변화에 맞는 투자처 미리 식별해야”

군인공제회가 올해 36주년을 맞았다. 1984년 군인 및 군무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출범한 군인공제회는 그동안 변화를 거듭하며 성장해 왔다. 창립 당시 자산 224억원, 회원 6만2000여 명이던 규모가 자산 11조5000여억원, 회원 17만3000여 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이 됐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의 성장이 눈에 띈다. 한때 ‘만성적자’로 국회 국정감사 ‘단골’이기도 했던 군인공제회는 4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취임 후 3년째를 맞은 김도호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지난해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고수익을 냈다”며 “코로나19로 여건이 좋지 않지만 올해도 흑자경영을 이어 가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 소장 출신인 김 이사장은 보수진영에서 활동하는 다른 퇴역 장성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 왔다. 김 이사장은 “성향은 전형적인 보수인데 살아가는 방향이 진보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5월28일 군인공제회관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시사저널 최준필
 군인공제회 김도호 이사장 ⓒ시사저널 최준필

군인공제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가.

“적정한 수익을 내서 그 이익이 조금이라도 더 회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수익창출’과 ‘회원복지’가 군인공제회 경영기조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매년 3000여억원을 회원복지 사업비로 환원하고 있다. 결국 회원들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회원들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잘 관리해 불려주고, 다양한 복지제도를 통해 회원들로부터 신뢰받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는 것이 군인공제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자산 규모가 상당하다.

“현재 11조5000억원 정도 된다. 최근에 연속 4년째 흑자 기조를 이뤘다. 지난해의 경우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고수익을 냈다. 올해도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흑자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과거 국회 국정감사에서 군인공제회의 ‘만성적자’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조금 무리하게 운용한 적이 있는데,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금융위기가 왔을 때 휘청하면서 부실화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좋을 때만 생각하고 안 좋을 때를 대비 못 했다. ‘무급승 이망패(無急勝 而忘敗)’라고 이기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졌을 때의 출구전략이 없었던 거다.”

‘만성적자’에서 벗어나 ‘4년 연속 흑자’를 이끈 해법은 무엇인가.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나아졌고, 대체투자와 해외투자에서 성과를 냈다. 그리고 부실자산 정리도 한몫을 했다. 해외투자의 경우 현재 36%인데 향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반면에 주식의 경우 불확실성이 워낙 커 14%에서 9%까지 줄일 예정이다.”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3년째인데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은 무엇인가.

“오자마자 조직 개편을 했다. 지원부서보다는 사업부서를 강화시켰다. 투자전략·리스크관리·기획조정실을 이사장 직속으로 재편해 부문별 사업은 해당 부문장이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인력도 보강했다.”

조직 개편을 하면 내부 반발이 있지 않나.

“당연히 있다. 어느 조직이든 똑같다. 일종의 조직 이기주의가 있다. 그래서 갈등 관리가 필요한 거다. 결국 설득하고 얘기하고 교육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특별히 강조한 게 있나.

“회원제일주의에 입각한 군인공제회의 본질을 항상 지키자는 거다. 취임 전 복무계획을 통해 임기 1년 차에는 책임자율경영의 기반을 닦아 기업다운 풍토를 조성하는 데 주력했고, 지난해 임기 2년 차에는 부실화된 특별관리사업의 유동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이 이뤄지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임기 3년 차인 올해는 성과를 확대하고 수익구조를 고도화해 항구적인 흑자경영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원복지제도를 보완하고 개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복지혜택은 회원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일부 제도의 경우 회원들의 불만이 좀 있었다. 가령 성년축하금의 경우 결혼해 자녀가 있는 회원만 혜택을 받다 보니 여기에 속하지 않은 회원들은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세대 어느 한 기간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교육을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노력했다. 회원복지를 위해서는 어떤 굴욕도 감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군 복무 시절 다문화가정 지원 등 사회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 군인공제회에도 이러한 사회사업이나 활동이 있나.

“16전투비행단장 시절 부대 주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1500여 가구의 다문화가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다문화가정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전 장병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장학재단을 만들어 다문화가정을 돕자는 제안을 했다. 2009년 3월부터 마련하기 시작한 기금이 비행단을 떠날 때 4500만원에 이르렀고, 지금도 1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에서 매년 10여 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현재 군인공제회도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 및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비롯해 연탄 나눔 봉사, 밥퍼 행사 지원 등 이웃과 함께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고, 호국보훈의 달에는 국가유공자 위문과 국립현충원 묘역정비도 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군인공제회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있나.

“누누이 강조하는 사안인데 코로나19 이후에는 세상이 다 바뀐다. ‘콘택트(Contact)’가 아니라 ‘언택트(Untact)’다. 따라서 중점 사업이 부실화하는 경우가 있을 거고, 이건 아니다 싶었던 사업이 잘될 수도 있다. 이런 변화에 맞게 투자처를 어디로 할지 미리 식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임기가 내년 1월까지다. 올해 어려움 속에서도 흑자를 달성한다면 군인공제회는 확실하게 뿌리를 내릴 거다. 나무도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죽는 경우가 거의 없다. 회원기금과 투자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회원복지 증진을 위한 수익창출 역량을 배가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