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당 대표 되면 대선 불출마” vs 이낙연 “…”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6.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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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의견 묻자 “같은 얘기 반복하나”
불출마 선언도, 출마 강행도 정치적 부담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의원 ⓒ 시사저널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의원 ⓒ 시사저널

김부겸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당선되면 임기 2년을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을 포기하는 ‘베팅’을 한 것이다.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은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고심하는 모습이다.

홍영표 의원은 10일 김 전 의원이 자신에게 “이번에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했다. 당선이 되면 임기를 채우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차기 대통령 후보 출마를 포기하더라도 당 대표에 반드시 당선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전날에는 우원식 의원을 만나 같은 뜻을 전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우 의원과 홍 의원은 “대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를 7개월 만에 사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이 의원은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이 의원은 10일 수차례 기자들과 만나서도 김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17초간 침묵한 다음 “보도 이외의 것은 알지 못한다”고 짧게 답했다. 질문이 이어지자 “똑같은 얘기를 만날 때마다 계속 하는 것은 고역”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과 만날 예정이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언젠가는 만나겠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면서 “계획이 없다는데, 어떻게 답을 할 수 있겠느냐”는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문 기자 출신으로 오래 대변인 생활을 한 이 의원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깊은 고민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이 의원은 기자들이 질문하자 “입 속에 목캔디가 있다”며 손을 가로로 젓거나 답변을 피하고 웃으며 지나가기도 했다.

이 의원은 세 후보와 달리 중도 사퇴를 전제로 당 대표에 출마해야하는 부담이 생겼다. “전당대회를 1년 안에 두 번이나 치르도록 만들었다”는 당내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당 대표가 대통령 경선에 출마하려면 1년 전에 대표직에서 사퇴해야한다는 당헌 규정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제와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 대표를 포기하는 모습도 실망감을 줄 수 있고, 출마를 강행하면 당내 반대 여론이 김 전 의원에 몰려 낙선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간신히 이긴다고해도 향후 대권 행보에 상처가 되는 만큼 고민이 큰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만남을 갖고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둘은 서울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열린 고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지만 이날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전 참석 예약이 돼있지 않은데다 국회의원 신분도 아닌 김 전 의원이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행사 후 별도로 참배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번주 국회 인근에 당 대표 선거 캠프용 사무실을 계약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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