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논란 후 드라마 컴백,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했다”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6.13 14:00
  • 호수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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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 만에 《번외수사》 형사 역할로 컴백

차태현이라는 배우는 ‘장르’다. 그가 선택하고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차태현화’되어 하나의 장르가 된다. 어딘지 모르게 정감이 가고 어딘지 모르게 ‘진짜’ 같다. 어느 작품, 어떤 캐릭터라도 차태현은 차태현식으로 만든다. 그가 선택한 드라마는 다분히 ‘차태현 취향’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시리즈가 그랬고, 드라마 《최고의 이혼》 《최고의 한방》 《프로듀사》가 그랬다. ‘차태현 취향’의 마니아들이 있고, 그 특유의 연기를 좋아하는 마니아도 있다. 예능 속 차태현도 매력적이지만 작품 속 차태현도 그에 못지않게 매력적이다. 차태현이 롱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말이 나온 김에, 예능 속 차태현은 더없이 따뜻하고 자연스럽다. 특히 《라디오스타》에서의 모습은 인심 좋은 옆집 아저씨 같다. 게스트를 편안하게 맞아주고, 물색없이 웃어주고, 잘 들어준다. 물어뜯는 《라디오스타》의 콘셉트와 어울릴까? 그 우려를 차태현은 ‘차태현 스타일’로 잠재웠다. 그가 투입된 이후 《라디오스타》를 편하게 즐겨 보게 됐다는 후기도 꽤 많다. 방송이 아닌 일상에서 사람을 대하는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실제로 조세호는 “항상 제 방송 모니터링을 해 준다. 제게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2018년 11월 종영한 KBS2 《최고의 결혼》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차태현이 출연 중인 OCN 드라마 《번외수사》는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범인 잡는 꼴통 형사와 한 방을 노리는 열혈 PD를 앞세운 다섯 아웃사이더들의 범죄소탕 오락액션물이다. 진강호(차태현), 강무영(이선빈), 이반석(정상훈), 테디 정(윤경호), 탁원(지승현)으로 구성된 팀불독의 활약을 담았다.

극 중 차태현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범인 잡는 꼴통 형사 진강호 역을 맡았다. 진강호는 한 번 범인이라고 생각하면 끝까지 쫓고, 증거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감옥에 넣고 마는 독종 형사다. 경찰대 출신도 아니고, 스펙도 뛰어나지 않지만 검거율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다.

《번외수사》는 영화와 드라마 포맷을 결합하고 영화계 인사들이 드라마를 제작하는 OCN ‘드라마틱 시네마’의 세 번째 프로젝트다. 지난해 《트랩》과 《타인은 지옥이다》가 드라마틱 시네마로 방송됐다. 영화 《내 안의 그놈》 《미쓰 와이프》를 만든 강효진 감독이 15년 만에 드라마 연출을 맡았고, 드라마 《실종느와르 M》을 집필한 이유진 작가와 신예 정윤선 작가, 그리고 영화 《범죄도시》 《성난 황소》를 기획 제작한 마동석의 ‘팀고릴라’가 공동 기획해 제작 소식부터 화제가 됐다.

ⓒOCN 《번외수사》 홈페이지
ⓒOCN 《번외수사》 홈페이지

복귀 소감이 궁금하다.

“역할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 과거 올바르지 못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을 통해 겸손하고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1년 동안 반성도 많이 하고, 후회도 많이 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드라마에 컴백할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차태현은 지난해 3월 KBS 2TV 예능 《1박2일》 출연자들이 내기 골프를 했다는 구설에 휘말리면서 1년여간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차태현 측은 “국내에서 재미로 게임이라 생각하고 쳤던 것이고 돈은 그 당시에 바로 다시 돌려줬다. 재미 삼아 했던 행동이지만 많은 사랑을 받은 공인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로 인해 실망한 팬, 시청자들께 너무 죄송하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반성하며 자숙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후 그는 무혐의로 종결됐으나 한동안 방송활동을 하지 않았다.

 

형사 역할은 처음이다. 어떤가?

“제가 맡은 진강호 역은 범인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통쾌한 매력을 가진 형사다. 처음 형사 역할을 맡게 돼 걱정을 많이 했다. 기존 OCN 드라마의 형사는 나와 정반대의 외모와 액션을 보여주지 않나. 감독님이 ‘여태까지의 형사 캐릭터에 코미디를 얹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씀하셔서 함께하게 됐다. 대본을 보고선 이 작품이 나에게 온 이유를 알겠더라. 감독님이 내게 잘 맞게 형사 역할을 각색해 줘서 부담을 조금 덜었다.”

 

연출을 맡은 강 감독은 “차태현의 경우 형사를 안 해 봤더라. 같이해 보고 싶었고 또 어떤 느낌이 나올지 궁금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절친인 장혁의 액션 조언을 받았나(장혁은 OCN 간판 수사극 《보이스》에서 형사 연기를 펼쳤다).

“장혁의 조언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액션 레벨이 너무 다르지 않나(웃음)? 나와 결도 다르다. 물론 OCN을 즐겨봤던 시청자들은 나의 액션을 보고 ‘뭐 저런 액션이 다 있지?’라고 의아해할 수도 있다. 기존 액션이 훌륭한 배우들이 펼치는 액션과는 조금 다른 생소한 액션이다. 그런 재미가 있다. 나는 사소한 액션만 했고 내 뒤로 테디 정(윤경호)이 OCN 정통액션을 해 준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배우들끼리 호흡이 좋았다. 근데 그게 또 함정이다. 수사물이다 보니 5명이 모이면 진지하게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데 카메라 밖에서는 너무 웃다 보니 촬영 진행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었다. 혹시 우리만 재밌나 조금 불안하기도 하다. 배우들이 다 트리플A형이다. 현장에서 얘기하다 보면 누가 과감하게 끊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배려가 넘치는 현장이었다.”

 

배우 이선빈과 호흡을 맞춘다(이선빈은 극 중 외모에는 관심 없는 ‘정의감 넘치는 열혈 PD’ 캐릭터를 맡았다. 이선빈은 현재 배우 이광수와 공개 열애 중이다).

“도대체 이광수가 (이)선빈이의 어느 모습을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다(웃음). 털털한 모습을 좋아하는지, (공식 석상에서의 여배우스러운) 지금 모습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광수야, 개인적으로 메시지 좀 남겨 봐’(웃음).”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요즘 다들 답답해하지 않나. 《번외수사》엔 사이다 같은 통쾌함이 있다. 개인적으로 시청률 5%만 넘어도 시즌4까지 찍을 의향이 있다. (5%가 되면) ‘이차선 다리’를 복면을 함께 쓰고 부르겠다(웃음). 참고로 내 차에 늘 복면이 있다.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

 

‘이차선 다리’는 지난 2007년 흥행했던 영화 《복면달호》의 OST로 차태현이 부른 트로트다.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해 ‘이차선 다리’를 열창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차태현은 유호진 PD의 새 프로그램 《서울촌놈》(가제)으로 올여름 예능에도 복귀한다. 《서울촌놈》은 게스트들의 고향을 찾아 그곳의 삶을 함께 체험하는 콘셉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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